90만명 피해…사업가 등 21명 체포
명품치장·허위광고로 투자자 현혹
시진핑 “관리” 발언 직후 첫 실적
명품치장·허위광고로 투자자 현혹
시진핑 “관리” 발언 직후 첫 실적
중국 당국이 500억위안(9조1585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금융 다단계 사기를 적발했다.
<신화통신>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은 31일 “중국 공안당국이 사기 혐의로 중국 최대 온라인 개인간 직거래(P2P) 회사인 이쭈바오의 실소유주 딩닝 등 21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쭈바오는 중국 전역 31개 성에서 90만명의 투자자들로부터 500억위안을 가로챘다. 이는 중국 사상 최대의 자금 모집 사기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딩닝 등은 2014년 7월부터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원금을 보장하고 수익률은 9~14.6%에 이른다”며 투자자들을 꾀었다. 하지만 수법은 나중에 투자한 사람들의 돈을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 챙겨주는 전형적인 다단계 사기였다. 회사의 리스크 관리 책임자였던 융레이는 “95%의 광고가 모두 허위였다”고 말했다.
딩닝은 직원들을 명품으로 치장시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신경보>는 “회사가 고급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 명품 매장 전체를 사들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딩닝은 회사의 ‘바지 여사장’으로 내세운 장민 전 회장에게 1억3000만위안짜리 고급 싱가포르 빌라와 1200만위안짜리 분홍 다이아몬드반지 등을 선물했다. 딩닝은 장 전 사장을 ‘인터넷 금융 최고의 미인 총재’로 포장했다. 도덕적 해이도 심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동생에게는 월급으로 100만위안을 줬다. 연봉이 100만위안 이상인 직원도 80여명이 넘었다. 장 전 사장은 “딩닝 등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투자자들을 속였다. 완전한 사기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공안의 단속이 시작되자 이들은 증거 은폐에 나섰다. <중국중앙텔레비전>은 “회사 책임자들이 1200개의 계좌 장부를 80개의 플라스틱 상자에 넣은 뒤 안후이성 허페이시 교외에 파묻었다.
이쭈바오 사기 사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중요한 과업 가운데 하나는 금융 리스크 관리”라고 강조한 직후 적발된 것이어서 향후 단속이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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