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 한달여의 긴 침묵 깨
춘절 끝낸 중 증시 안정시키려는 발언으로 보여
춘절 끝낸 중 증시 안정시키려는 발언으로 보여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한달여의 침묵을 깨고 ‘지속적인 위안화 약세는 없다”고 말했다. 투기 세력의 중국 경제 경착륙론을 반박하는 동시에 춘절 연휴를 끝내고 개장하는 중국 증시를 안정시키려는 발언으로 보인다.
‘미스터 런민비’로 불리는 저우 총재는 13일 중국 경제매체인 <차이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기초 조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중국이 지속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저우 총재의 발언은 중국이 경기침체와 수출 부진을 극복하려 지속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짙은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저우 총재는 그동안 세계의 이목이 인민은행의 환율 정책에 모아졌지만 한달여 동안이나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초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일부에선 “중국의 재정 정책이 불투명하고 소통이 부족해 신뢰 상실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저우 행장은 이에 관해 “중앙은행은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바꿀 수 있는 신이나 마술사가 아니다. 때론 중앙은행도 ‘미안하지만, 좀더 새로운 자료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할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달 기준으로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2300억달러(3800조원)로 줄어들며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저우 총재는 “현재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안정적이다. 외환 보유고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국은 외국의 자본 거래를 통제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저우 총재는 중국 경제 경착륙론을 주장하며 위안화를 대거 공매도하고 있다고 알려진 국제 투기 자본에 관해서는 “투기 세력이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들이 중국 시장의 정서를 좌지우지하도록 내벼려 두진 않을 것”이라고 일종의 경고성 언급을 했다.
저우 총재의 발언은 중국 상하이증시 개장을 이틀 앞두고 나왔다.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중국 금융시장이 일주일 휴장한 사이 일본, 유럽 증시가 폭락했다. 저우 총재의 발언은 중국 증시를 향한 일종의 청심환 구실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레이몬드 융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분석가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저우 총재가 중국 증시를 안정화하고, 국제 투자가들에게 인민은행의 향후 환율 기조를 미리 알려주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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