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단독] 정부 총선 전 섣부른 공표에 2명 ‘탈북 길’ 막혔나

등록 2016-04-18 01:20수정 2016-04-18 09:17

북 종업원 ‘집단 탈북’ 의혹 증폭
북한식당서 탈출 시도 이후 묘연
총선 전 공개로 출국경로 위험해져
2명 한국행 뜻 확인했는지도 의문
“북 송환 땐 한국이 ‘버린’ 것” 지적
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식당 ‘류경’의 종업원 집단탈북과 관련해, 한국에 입국하지 않은 종업원들 가운데 2명이 중국 쪽에 “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탈북 가능성이 남은 상황에서 정부가 성급하게 종업원들의 탈북 사실 발표에 나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류경 관계자들과 대북 소식통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 식당의 북한 출신 여성종업원 2명은 지난 5일 식당에 이야기하지 않고 상하이로 향하던 중 붙잡혀 닝보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날은 북한 출신의 식당 지배인 ㅎ(36)씨와 여성종업원 12명이 상하이로 이동한 날이었다. 13명은 말레이시아를 거쳐 7일 한국에 도착했다. 식당 쪽은 이들 2명이 13명과 함께 한국행을 꾀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상하이행 고속도로를 향해 이동하던 중 오후 6~7시께 식당 관계자들에게 발견돼 돌아왔다고 한다.

바로 이어진 공안당국 조사 등에서 이들은 “이제 (북한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상하이로 갈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3명이 한국을 향해 떠난 이상 책임 추궁을 당할 것이 뻔한 북한에 가긴 힘들어졌다는 뜻이라고 식당 관계자는 전했다. 당시 닝보 류경 일대에선 인근 대도시에서 파견된 북한 당국자들이 조사를 벌이고 있었다.

두 종업원은 공안 조사를 받은 뒤 이튿날인 6일 식당 관계자들과 점심 식사를 하던 중 다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이후엔 행방이 묘연해졌다. 앞서 상하이로 출발한 13명은 이날 새벽 이미 중국땅을 떠난 뒤였다. 식당 관계자는 “이 둘과 숙소를 함께 썼던 5명은 모두 한국에 도착한 13명에 포함돼 있다”며 “그중 1명은 지배인 ㅎ씨와도 아주 친했다”고 말했다.

남북 당국이 이들 2명의 행방에 대해 모두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이들의 존재와 한국행 희망 여부를 파악하고 있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합뉴스>는 지난 12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남은 종업원 중 일부는 우리 정부의 보호 아래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지난 8일 통일부가 13명의 한국 도착을 발표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주변국을 자극시켜 남은 2명의 출국 경로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는 14일에는 “한국 정부가 보호중인 북한 종업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상반된 보도를 한 바 있다. 두 보도 중 하나가 잘못됐든지, 아니면 12일과 14일 사이에 상황 변화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과 한동안 함께 지냈던 식당 사람들은 이들이 ‘북송’됐을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식당 관계자는 “만약 조선(북한)으로 갔다면, 한국 쪽이 이들을 ‘버린’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냐”며 “조선에서 무거운 처벌을 받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