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방지 흥신소 영업 성행
대부분 남편 외도에 따른 것
경제발전·교육수준 높아진 영향
대부분 남편 외도에 따른 것
경제발전·교육수준 높아진 영향
#1. 남편의 외도에 지친 아내가 도움을 요청했다. 남편과 ‘얼나이’(외도 여성)를 헤어지게 해달라는 것. 회사(흥신소)는 상대 여성을 직접 만났지만 설득에 실패했다. 2차로 아내의 차량을 찌그러뜨리고 아내의 몸에는 닭피를 묻혀 교통사고를 가장했다. 남편의 동정심 유발 작전이었으나, 또 실패. 그러나 결국 13일간의 ‘공작’을 통해 얼나이가 바라는 건 돈일뿐이라는 것을 남편에게 인식시켜 헤어지게 만들었다.
#2. 또다른 아내가 도움을 요청했다. 회사는 직원 하나를 부자 경매인으로 위장해 홍콩에 사는 얼나이의 집 바로 앞에 집을 얻었다. 그리고 어느날 얼나이 집에 가짜 사채업자들이 나타나 돈을 요구하며 소동을 벌였고, 이웃의 위장 경매인이 나타나 사태를 해결해줬다. 이어 얼나이에게 선물을 보내는 등의 수법으로 남편과 얼나이간의 불화를 조장해 결국 둘을 갈라놨다.
코미디 영화같은 현실이다. 이혼율이 높아지는 중국에서 이런 ‘이혼 방지 흥신소’들이 성행하고 있다. 두 사례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최근 소개한 ‘창저우 성심 결혼 및 가족 컨설팅’이라는 회사의 의뢰 사건들이다. 이 회사를 운영하는 주리페이(30)는 “우린 정의를 위해 싸운다”고 말한다. 직원 23명 중에는 심리학자, 변호사, 상담사, 미용전문가 등이 포진해 있다. 건당 1~6개월 가량의 시간을 들이며, 10만~100만위안(약 1694만~1억6942만원)을 받는다. ‘돈은 신경쓰지 말라’며 사건을 맡기는 고객 대부분이 남편 마음을 돌려놓으려는 여성들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362건을 의뢰받아 그중 73% 성공률을 기록했다.
중국 사회가 경제발전과 함께 성 도덕이 느슨해지면서 이런 산업이 생겨날 만큼 외도가 늘고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1일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특히 젊은 중국인들 사이에 가족 간 의무보다 개인의 감정과 욕망을 우선시하게 됐고, 외도를 위한 재정적 기반도 갖춰졌다고 분석했다. 2015년 베이징대학 조사에선 기혼 남녀 20%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거나 맺은 적 있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1950년 이후 ‘악랄한 부르주아 문화’로 엄금됐던 ‘축첩’의 부활이란 지적도 나온다. 2012년 부패 문제로 구속된 관료 95%가 축첩 문제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18명의 ‘애인’이 있었던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이었다.
외도가 이혼의 가장 큰 원인이 되면서 중국 사회의 이혼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 민정부에 따르면, 2004년 1000명당 이혼건수가 1.28건이었으나 2010년 2건, 지난해 2.8건으로 증가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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