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기업들, 앞으로 지역 구애 없이 자유롭게 판매 가능
가격 떨어지고 소비자 선택지 많아진다는 평가 있지만
긍정적 혜택 적다는 반론도…생산 기업들만 배불리기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염업체제 개혁방안’이 1일부터 실시되면서 중국이 2000년 이상 유지해온 소금 전매제도가 올해부터 폐지됐다.
지난해 발표된 이 조처는 중국 각 지역의 소금 생산기업이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소금을 직접 팔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이들 기업은 국유 유통기업에만 판매가 가능했다. 이는 국가 독점 형태를 줄이고 시장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오늘날 중국의 경제 정책 운영 방향과도 일치한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새해부터 소금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금 전매제 폐지를 세뱃돈 주머니(훙바오)에 빗대 ‘정책 훙바오’라고 표현하고 있다. 소금을 사려는 소비자들도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획기적 변화가 예상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가격 안정을 위해 중국 당국은 정부 비축분을 통해 ‘기본적 안정선’을 관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일 거란 반론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를 인용해, 100곳 가량의 소금 생산기업 대다수가 국유기업이어서, 실질적 혜택은 소금 생산기업들에만 주어질 뿐 국유기업 독점체제는 사실상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소금 전매제는 그 역사가 기원전 7세기 춘추시대로 거슬러간다. 발해를 끼고 있어 소금 생산이 유리했던 제나라에서 ‘관포지교’로 유명한 명재상 관중은 환공에게 소금 전매제 도입을 권했고, 재정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소금 전매로 확보한 재원은 만리장성을 짓는 데도 쓰였다. 전한시대 궁정에선 소금·철의 전매제 유지 여부를 놓고 토론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당시 전매 폐지를 주장한 이들은 ‘국가는 백성과 이익을 놓고 경쟁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뒤 지금까지 소금 전매제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소금을 통해 정부가 번 수익이 2015년 210억위안(약 3조6376억원)에 지나지 않는 등 더이상 정부의 주요 세원이 아니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