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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미소년? ‘미소녀’ 중국 아이돌!

등록 2017-05-01 14:38수정 2017-05-01 15:01

4월말 데뷔 중국 아이돌그룹 ‘에이크러시’
외견은 ‘남성 아이돌’…멤버 5명 전원 여성
데뷔 전부터 웨이보 팬클럽 75만명 인기
소속사 “콘셉 아니다…멤버들 실제 복장”
리더 루 “생각 맞는 멤버들 만나 행운
자신이 진짜 누군지 스스로 진실해지길”
지난 4월말 데뷔한 중국의 아이돌 그룹 에이크러시(FFC-Acrush). 멤버는 5명 모두 여성이다.  *자료: CNN 누리집 갈무리
지난 4월말 데뷔한 중국의 아이돌 그룹 에이크러시(FFC-Acrush). 멤버는 5명 모두 여성이다. *자료: CNN 누리집 갈무리
다섯 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지만 아무도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짓고 있지 않다. 귀여움이나 청순함, 혹은 여성으로서의 성적 매력을 부각시키기 위한 몸짓도 표정도 없다. 성별이 여성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고 외견만 보면 평범한 남성 아이돌 그룹이다.

지난달 28일 갓 데뷔한 중국의 아이돌 그룹 에이크러시(FFC-Acrush)는 이미 중국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75만명의 팬을 거느리고 있다. 멤버 5명 모두 짧은 머리에 전원 바지를 입은 것은 물론, 검은색 등 무채색 계열의 의상을 주로 착용하고 취재 카메라를 강한 눈빛으로 쏘아보는 18~24살의 여성들은 ‘남장’ 그룹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데뷔 전엔 한국의 남성 아이돌 그룹 빅뱅의 음악 ‘뱅뱅뱅’에 맞춰 춤을 췄고 팬미팅에서 여성팬들과 이마를 맞대며 친밀감을 표현하는 모습, 데뷔곡 ‘액션’의 뮤직비디오 예고편에서 선보이는 음악과 춤 스타일도 전형적인 남성 아이돌의 모습이다.

<시엔엔>(CNN), <가디언> 등 보도를 보면 에이크러시의 소속사 대표 왕톈하이는 “에이크러시의 남장은 콘셉트가 아니다. 5명의 멤버 모두 그룹에 합류하기 전부터 소년같은 복장을 즐겨 입었다. 멤버들은 남장을 즐기고 남성처럼 노래하고 싶어한다. 우리는 독특한 성 중립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이려 한다”고 밝혔다. 왕 대표는 애초엔 깜찍한 콘셉트의 걸그룹을 만들려고 했지만, 데뷔 전 간이 콘서트만으로 이들이 큰 인기를 모으자 현재 모습으로 데뷔를 감행했다. 소속사는 “이들의 스타일을 보고 동성애자일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그것을 비난의 도구로 삼는 이들도 있다”며 멤버들의 성적 지향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에이크러시의 데뷔곡 뮤직비디오 예고편.

지난 2005년 중국에서 방영된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 걸’에서 ‘남성같은’ 스타일로 외모를 꾸미고 노래와 춤을 선보인 여성 리위춘이 우승한 뒤로 중국에서는 중성적 혹은 양성적 매력을 가진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리위춘은 해당 스타일을 고수한 채 코카콜라와 로레알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레이밍 베이징연예자문(ABD) 최고경영자는 “리위춘이 우승한 뒤 젊은 여성들은 남성처럼 옷을 입은 여성이 실제 남성보다 멋질뿐 아니라 더 성적으로 매력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왕 대표는 이들이 (남녀 구별짓기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지만, 멤버들의 존재 자체가 관련 논의를 불러 일으키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짧은 머리를 고수해왔다는 에이크러시의 리더 루커란은 <가디언>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 것은 매우 운이 좋은 일”이라며 “우리가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에게 진실한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젠더사회학 전문가인 졔위류 영국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 연구대학(SOAS) 중국 연구소 부학장은 이미 한국과 일본 드라마에서 여성화된 남성 캐릭터가 등장하고 있는 것을 들며 “젠더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이미지가 고정돼 있지 않다는 것은 트렌드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겉면일 뿐이고, (남녀를 구별짓는) 기본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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