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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하늘 찌르는 ‘자존심’ 상하이 마천루

등록 2005-11-13 21:05

건설붐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아시아의 마천루’ 상하이 전경.
건설붐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아시아의 마천루’ 상하이 전경.
아시아아시아인

2010년 세계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심장부 상하이에 세계 최고의 스카이라인이 들어서고 있다. 1980년대 초 왜소한 체구의 덩샤오핑 주도 아래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선 지 불과 20여년만이다.

현재 상하이에는 20층 이상 고층 건물만 해도 3000곳을 웃돌지만, 지금도 4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상하이 최고의 빌딩은 지상 88층의 진마오 빌딩이다. 길이가 402.나 된다. 이곳에서 4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101층짜리 초대형 빌딩 상하이월드금융센터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2008년 완공 예정인 이 빌딩은 중국건설업체들이 직접 짓고 있다.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두번이나 공사가 중단됐으나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공사가 재개됐다. 요즘 상하이 시민들은 비록 일본 쪽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따낸 시공권이지만 중국기업으로는 최초로 세계 수준의 마천루를 짓고 있다는 데 뿌듯해 하고 있다. 총길이 492m인 이 센터가 완공되면 세계 최고층 빌딩의 순위가 바뀐다. 현재 세계 최고층 타이베이 101빌딩(실제높이 480m인)보다 12m가 더 높기 때문이다.

20층 넘는 건물만 3천여개
세계 최고 101층도 건설중
2010년 세계박람회 겨냥 붐
거품경기 붕괴 가능성 우려도

이런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은 2010년의 상하이 세계박람회를 겨냥한 것들이다. 홍콩과 유럽계 펀드를 중심으로 한 외국자본들도 이를 이 시장을 노리고 봇물처럼 유입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60억달러의 외자가 상하이에 유입됐다고 언론들은 전한다.

말레이시아 화교자본이 투입된 푸동 상그릴라 호텔 옆에는 지난 7월 36층 규모의 제2 상그릴라 호텔이 문을 열었다. 옛 시가지인 푸시에서도 대형빌딩 건설 및 매입 붐이 일고 있다. 이곳 언론들은 2년전에 문을 연 60층짜리 JW메리어트호텔을 미국 모건스탠리가 사들일 계획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미국 화교가 출자한 한 투자펀드도 2007년 완공을 목표로 43층짜리 사무용 빌딩과 호텔, 맨션 등 대형 빌딩 3개를 착공했다.

거래도 활발하다. 상하이의 사무용 건물이나 주택관련 거래 금액은 전년도에 비해 60% 가량 증가했다. 별 4·5개짜리 고급 호텔들은 숙박료가 올 상반기에 25%나 올랐는데도 숙박률이 80%를 넘는다.

하지만 마천루가 높아질수록 그 그림자도 길어지고 있다. 별 다섯개짜리 호텔과 명품점이 즐비하게 늘어선 난징서로에서는 지난 8~9월 매주 수요일 도심재개발에 따라 밀려나게 된 철거민들이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의 건설 붐을 거품경기의 붕괴와 연계시켜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세계 최고 빌딩의 건축시기엔 호황의 최정점에 있지만 해당 건물의 완공시에는 불황기가 도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931년 미국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완공과 1930년대를 휩쓴 전세계의 대공황,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완공된 1972년 무렵 미국의 극심한 불황, 1998년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타워 완공 직전의 전례없던 아시아 금융위기 등이 이런 걱정을 하게 하는 과거의 사례들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이른바 ‘블루 스카이 이코노믹스’로 부르기도 한다. 물론 이런 것들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다.

상하이의 초대형 스카이라인 프로젝트는 ‘블루 스카이 이코노믹스’ 이론을 더욱 굳히는 사례가 될지, 아니면 희석시키는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상하이/글·사진 우수근 통신원 iloveasia0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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