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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유치원 차량사고 ‘방화’ 납득 못한다던 유족들 “수긍”

등록 2017-06-02 17:20수정 2017-06-02 23:23

공안, 한국인 유치원생 11명 사망사고 “방화” 결론
유족들 불만…석연치 않은 조사 결과에 보완 요구
휘발유 준비 장면 등 추가영상 공개하자 “공안 설명 맞다”
지난달 9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유치원생 11명의 목숨을 앗아간 통학 차량 사고를 조사한 중국 당국이 ‘운전기사의 방화 사건’이라는 결론을 발표했다.

산둥성 공안청은 2일 웨이하이 란톈호텔에서 국내외 기자들을 상대로 낸 발표문에서 “(운전기사인) 충웨이쯔가 추가근무 보조금 및 야근비 지급이 잇따라 중단돼 수입이 급감하게 되는 데 불만을 품고 주유소에서 산 휘발유를 들고 차량에 탑승한 뒤 사건 당일 차 안에서 방화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충이 사고 전날 해고 통보를 받아 심신 미약 상태였다고도 설명했다.

발표문에는 “화재가 발생한 곳은 운전석 뒤쪽 바닥이었다”, “운전석 부근의 연소 잔류물 중에는 라이터 뚜껑 1점이 있었으며, 현장 여러 곳에서 휘발유 잔류성분이 검출됐다. 차량 내 전기 합선이나 교통사고에 의한 화재 가능성은 배제한다”는 내용도 있다. 경유 차량에 휘발유를 구비한 점과 비흡연자인 기사가 라이터를 준비했다는 점 등을 계획 범죄 가능성을 시사하는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공안 쪽은 설명회 전 유족들을 따로 만나, 충웨이쯔가 휘발유와 라이터를 구매하는 모습이라며 동영상 자료도 공개했다. 또 그가 버스 트렁크에 타이어 4개를 넣어 불이 크게 번진 것으로 파악했다고도 밝혔다. 사고로 충웨이쯔와 차량에 탑승한 중세한국국제학교 부설 유치원생 11명(이중국적 포함 한국 국적자 10명), 중국인 인솔교사 1명 등 모두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예리윈 웨이하이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은 “적극 배상 문제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웨이하이 통학버스 사고 유족이 공개한 사진에는 산둥성 공안당국이 발화지점(붉은 원)이라고 밝힌 운전석 뒷부분의 차체가 거의 훼손되지 않은 모습이다. 푸른 원은 이전에 발화지점이라고 알려진 출입문 부분이다. 유족들은 운전사의 방화라는 사고 조사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웨이하이/연합뉴스
중국 웨이하이 통학버스 사고 유족이 공개한 사진에는 산둥성 공안당국이 발화지점(붉은 원)이라고 밝힌 운전석 뒷부분의 차체가 거의 훼손되지 않은 모습이다. 푸른 원은 이전에 발화지점이라고 알려진 출입문 부분이다. 유족들은 운전사의 방화라는 사고 조사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웨이하이/연합뉴스

애초 유족들은 공안당국이 이번 사건을 운전기사 책임으로 몰아가려 한다며 석연치 않은 조사 결과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크게 보아 △발화점이 운전석 쪽이 아니라 차량 오른쪽 입구가 아닌지 △사고 관련 영상을 제한적으로만 유족에게 보여준 이유는 뭔지 △충웨이쯔가 추가로 차량에 반입한 것이 휘발유가 분명한지 △범행 동기가 분명한지 등에서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이에 공안당국은 이날 오후 유족들을 상대로 진행한 보충 설명에서, 충웨이쯔가 4월20일부터 방화를 염두에 두고 휘발유를 준비했고 사고 당일인 5월9일 아침 9시께 33ℓ들이 휘발유통을 운전석 뒤편에 놓았다는 내용의 동영상 자료 등을 추가로 공개했다. 유족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이 자료들은 브리핑 때는 볼 수 없었던 것으로, 공안에서는 시간이 촉박해 전체 영상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면서 “같이 갔던 유족들 모두 공안 설명이 맞다고 수긍했다”고 말했다. 공안은 유족들에게 충웨이쯔가 접촉사고 직후 차 안에 휘발유를 뿌리는 장면도 공개했다.

충웨이쯔는 통학버스 운행이 사실상 유일한 생계수단이었으며, 월 수입이 4000위안(약 66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년여 전 야간운행 보조금이 깎여 월 소득이 200위안 가량 줄면서부터 주위에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지난 3월부터 야간운행이 다른 기사에 넘어가면서부터는 월 수입이 2300위안 수준으로 더 줄었고, 사건 발생 하루 전인 5월8일에는 학교 쪽에서 해고 가능성을 통보받았다.

충웨이쯔는 범행을 계획한 듯 2주쯤 전부터는 달력의 날짜 위에 X 표시를 그어가며 격한 감정 상태를 보였다고 한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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