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가 중국에서 여성을 ‘중고차’로 비유하는 광고를 공개해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아우디는 이번주부터 중국 온라인과 극장 등에서 ‘아우디 중고차 사이트’에 대한 광고를 상영하고 있다. 이 광고는 야외에서 결혼식이 열리는 도중 신랑의 어머니가 신부에게 다가와 코와 귀를 잡아당기고 치아 검사를 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신랑의 어머니는 신부를 꼼꼼히 검사한 뒤 손으로 오케이(OK) 사인을 보내 신랑과 신부를 안심시켰다. 그러다 갑자기 가슴을 쳐다봐 신부가 당황하는 장면도 담겼다. 곧바로 광고는 “중요한 결정은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는 내레이션과 함께 빨간색 아우디 승용차가 도로를 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이트를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아우디의 이 같은 광고에 웨이보 등 중국 포털사이트에서는 “끔찍하고 구역질난다” “광고 담당자들이 남성 위주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 등 분노한 누리꾼들의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베엠베(BMW)와 함께 ‘빅3’로 꼽히는 해외 자동차 브랜드인 아우디에 대한 불매 운동 주장도 나온다.
논란이 거세지자 아우디 쪽에서는 “중국 내 자사 마케팅은 현지 합작 투자사의 책임”이라며 관련 사항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5월 세탁용 세재 업체 ‘차오비’의 인종차별 광고로 논란이 된 적도 있다.
당시 광고에는 중국인 여성과 흑인 남성이 등장한다. 페인트가 흩뿌러져 더러워진 흰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에게 여성이 유혹적인 손짓을 보내고, 남성이 다가오자 세재를 먹인 뒤 세탁기에 집어 넣는 황당한 장면이 담겨 있다. 세탁이 완료되자 더러운 옷을 입고 있던 흑인 남성은 새하얀 셔츠를 입은 동양인 남성으로 변해 있었다. 이 광고 동영상의 원본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지난 2015년 12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개봉 당시에는 흑인 주연배우 존 보예가를 중국판 포스터에서 비중을 축소시키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이 광고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타고 전 세계로 퍼졌고, 곳곳에서 “중국의 인종차별에 대한 의식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덕관 기자 yd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