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거리 가깝고 인건비 싸 원가 절감 이점
무산철광에 70억위안 투자…무연탄·금 등에도 눈독
중국 기업들이 최근 북한의 광산자원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의 광산자원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운송비가 절감되는 장점이 있으며, 북한 또한 중국의 투자가 북한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하고 있다고 홍콩 〈아주시보〉가 24일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지린성 최대의 철강기업인 퉁화철강집단(퉁강집단)은 최근 북한 최대의 철광인 무산철광에 70억위안(한화 약 9100억원)을 투자해 50년의 철광 채취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현재 연간 철강 생산량이 252만t 수준인 퉁강집단은 연간 162만t의 철광석을 수입에 의존해왔으며, 2010년 철강 생산량 목표인 1000만t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철광석 수입원의 확보가 시급한 상태였다. 퉁강집단 쪽은 북한 무산철광과 계약을 맺는 데 성공할 경우 매년 1000만t의 철광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펑청 퉁강집단 이사장은 이미 북한 당국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진행했으며, “서명만 남겨놓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퉁강집단은 총 투자액 70억위안 가운데 20억위안은 퉁화와 무산 사이의 교통과 전기 케이블 등 기반시설 투자에 쓸 예정이며, 나머지 50억위안은 무산철광 개발과 설비투자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의 3대 탄광기업 가운데 하나인 우쾅집단의 저우중수 회장은 “최근 북한 룡등탄광과 합자기업 설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중국산경신문〉이 지난 22일 보도했다. 북한 최대의 무연탄광인 룡등탄광은 매장량 1억5000만t, 채취가용량 1억2500만t의 대형 탄광으로, 정상 가동될 경우 연간 100만t의 무연탄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룡등탄광은 자금과 기술 부족으로 가동률이 30%에 그쳤다. 북한 당국이 경제특구 이외의 지역에서는 합자기업 설립을 허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자원 분야에서도 첫 대외합작 허용 사례라고 보도는 전했다.
중국 기업은 북한의 풍부한 금 광산에도 손길을 뻗치고 있다. 산둥성 자오위안의 궈다황금주식유한공사는 지난해 북한 당국과 합자개발공사를 설립해 북한 상농산 금광을 개발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궈다쪽은 채취한 광석은 모두 자오위안의 궈다공장으로 옮겨 제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농산 금광의 매장량은 적어도 150만t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자금과 기술 부족으로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이밖에도 북한과 꾸준히 합작사업을 추진해온 첸하오민 홍콩국제산업발전유한공사도 북한의 탄광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린성 창세기발전유한공사(이사장 천잉)도 7년 전부터 북한 탄광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고 〈중국산경신문〉이 이날 전했다.
지린성의 한 간부는 “중국의 자원개발 기업들이 북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북한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인건비가 저렴해 원가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합작사업’이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획기적인 진전을 보여주고 있지 않아 투자를 추진해온 중국 기업들도 속도를 늦추며 관망하고 있는 추세라고 보도들은 전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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