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쑹화강 악몽’
공장 폐수장 붕괴… 10만명 불편
쑹화강 벤젠 오염으로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일대의 주민 수백만명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후난성에서 다시 화학공장이 식수원을 오염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저녁 중국 후난성 렁수이장시 제1화학공장에서 폐수장이 갑자기 붕괴해 화학폐수가 인근의 쯔강으로 흘러드는 바람에 이날 새벽 0시부터 12시간 동안 인근 렁수이장시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10만여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중국 관영 <중국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더욱이 공장 책임자는 폐수 유입이 “정상적인 검측을 마친 뒤 방출한 것으로 환경 당국의 허가 아래 진행된 것”이라고 말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렁수이장시 환경 당국은 “이 화학공장이 오염물 배출 때 당국의 허가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회사의 폐수탱크가 무너지면서 폐수가 한꺼번에 강물에 배출돼 단수 조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금까지 ‘자연 정화’를 기대하고 일정량의 폐수를 조금씩 강물에 방류해왔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국의 환경전문가 왕펑은 28일 홍콩 <명보>를 통해 쑹화강 오염의 후유증 3가지를 경고했다. 그는 첫째 벤젠이 어류 등 수중생물에 남아 먹이사슬을 오염시킬 것이므로 주민들은 적어도 쑹화강의 수중 생물을 반년 이상은 섭취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벤젠이 물에 잘 녹지 않고 미생물에 의한 분해도 잘 되지 않는 점을 들어, 오염강물을 식수로 쓰지 말 것과 함께 토양과 강 주변의 생태계 오염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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