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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탄광, 눈만 뜨면 와르르…

등록 2005-11-29 18:25수정 2005-11-29 22:35

작년에만 3413건 5286명 사망 세계최다 지방정부 수입원… 낙후시설서 무리한 생산
올해 들어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주재한 첫 회의는 1월 2일 쓰촨성 퉁촨에서 열린 ‘탄광안전회의’였다. 퉁촨은 지난해 11월28일 광부 166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탄광사고가 난 현장이다. 원 총리는 이 자리에서 산업안전 조처를 강화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1년 후인 지난 27일 헤이룽장성에선 약 140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다시 벌어졌다.

대형 탄광사고 증가 추세= 지난해 1~11월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탄광사고는 3413건, 사망자는 5286명에 이른다. 올 들어 상반기까지 2672명이 또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국가안전생산감관국의 통계를 보면 “특대형사고는 평균 50일마다 1건, 대형사고는 평균 7.4일에 1건씩” 터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정확한 통계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세계 석탄 생산량의 33%를 생산한다. 그러나 탄광 사망자수는 세계(매년 약 8000명)의 79%나 된다. 그만큼 환경이 취약하다는 얘기다. 석탄 100만t당 광부 사망자 수가 4.17명(2003년)으로 미국의 100배다.

2005년 중국 주요 광산사고 사망자 수
2005년 중국 주요 광산사고 사망자 수

‘탄광사고 최다국’ 오명= 중국 정부는 탄광 사고 방지를 위해 초강수를 동원해 왔다. 지난 8월15일 국가안전생산감관국은 안전허가증이 없는 탄광 5290곳, 무허가 탄광 2000곳 등 ‘문제 있는 탄광’ 7000곳에 대해 생산정지 명령을 내렸다. 연말까지 안전 표준에 합격하지 않으면 폐쇄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국무원은 ‘탄광사고 예방 특별규정’을 통해 업주와 관리자가 교대로 광부들과 함께 생산현장(막장)에 내려가 근무할 것 등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다시 내놓았다. 그럼에도 탄광에선 폭죽이 연쇄적으로 터지듯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행정조처의 한계= 사고가 잇따르는 원인은 낡은 생산시설과 과중한 생산량 때문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헤이룽장 둥펑탄광의 경우 지하 가스 배출용 선풍기가 낡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더 큰 원인은 광산이 지방정부의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사고 다발 지역인 산시성에선 탄광 수익이 재정수입의 80%나 된다. 지난 7월 83명의 목숨을 앗아간 신장 푸캉 선룽탄광은 푸캉시 부시장이 탄광의 대주주였다.


극빈지역에 속하는 뤼량현의 한 관리는 “연간 재정수입이 6000만위안(약 78억원)에 지나지 않는 가난한 현정부가 탄광마저 폐쇄한다면 수입이 아무것도 없게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많은 탄광들이 감독기관의 명령을 무시한 채 무리한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산시성의 한 탄광은 가스 폭발사고가 3차례나 났음에도 부분적인 보수를 거쳐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가오위 <상무주간> 편집장은 “‘생산’보다 ‘안전’을 앞세우지 않는 한 광부들의 비극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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