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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인터넷 업체 “검열을 팝니다”

등록 2019-08-27 14:05수정 2019-08-27 14:55

인도네시아 등에 ‘검열 기술’ 수출 나서
’인터넷 만리장성’으로 자체 기술 축적
“칼로 채소를 자를지, 고기를 썰지는…”
싱가포르에 기반한 다국적 소셜미디어 및 웹방송 업체 비고의 라이브 서비스 로고.
싱가포르에 기반한 다국적 소셜미디어 및 웹방송 업체 비고의 라이브 서비스 로고.
자체 검열에 익숙한 중국계 인터넷 기업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인터넷 콘텐츠 ’검토·정화’ 기술 수출에 나섰다. ‘인터넷 만리장성’으로 알려진 중국이 ‘검열 강국’임을 새삼 느끼게 하는 사례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27일 “중국 인터넷 생방송 업체 와이와이가 지난 3월 지분 전체를 인수한 싱가포르 기반 다국적 웹방송 및 소셜미디어 업체 ‘비고’를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의 인터넷 콘텐츠 ‘정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 업체는 현재 베트남, 이집트, 인도와 중동 각국 정부와도 검열 기술 수출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고 쪽은 인도네시아 통신정보기술부(KOMINFO)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음란물, 사기 또는 도박, 테러 관련 정보 등 이른바 ’부적절한’ 콘텐츠를 탐지, 감시, 차단하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비고 쪽의 기술을 활용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인터넷 콘텐츠를 전방위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중국 인터넷 업체는 당국의 검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자체 콘텐츠 검열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국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내용을 사전에 걸러내지 않으면 제재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인터넷 업체들의 검열 기술이 정교화하면서 인터넷 ‘정화’를 원하는 각국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고 쪽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분석으로 “음란물과 폭력 또는 테러 관련 정보를 99%에 가까운 정확도로 걸러낼 수 있다”며 “콘텐츠 검토 작업에 참여하는 직원만 2천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업체의 웹방송 서비스인 ’비고 라이브’도 2016년 부적절한 콘텐츠를 유통했다는 이유로 인도네시아에서 차단됐다는 점이다. 비고 쪽의 자체 검열 기능 강화 약속에 따라 2017년 1월 차단이 풀렸는데, 그해부터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 관계자는 “정치적 성향의 콘텐츠는 걸러내기(필터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도 “말하자면 우리는 부엌칼을 판매하는 쪽이고, 칼로 채소를 자를지 고기를 썰지는 고객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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