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 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이 고글 대신 생수통을 재활용해 만든 안면 보호장구를 쓰고 있다. 광저우/EPA 연합뉴스
중국 본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증 확진자가 1만5천명에 다가서고 있다. 사망자도 300명대를 넘어서는 등 춘절(설) 연휴 종료를 앞두고 감염증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 결과, 전날 하루에만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자는 중국 31개 성급 행정구역(성·직할시·자치구)에서 모두 2590명 늘었다. 우한(4109명)을 비롯한 후베이성에서만 907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저장·광둥성에서도 확진자가 500명을 훌쩍 넘었고, 허난성과 후난성에서도 확진자가 각각 400명대와 300명대에 들어섰다. 또 안후이·장시성과 충칭 등 6곳에서 200명대, 상하이·베이징 등 7곳에서 100명대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 하루 후베이성에서만 45명이 감염증으로 숨지면서, 누적 사망자는 304명까지 늘었다. 우한(224명)을 비롯한 후베이성에서만 지금까지 모두 294명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날로 춘절 연휴가 공식 종료되면서, 각급 지방정부 차원에서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후베이성 당국은 국무원(중앙 정부)의 승인 아래 춘절 연휴를 오는 13일까지 연장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후베이성 거주자는 물론 춘절 연휴 기간에 후베이성에 사는 가족·친지를 방문한 외부 방문자들도 연휴 연장 대상에 포함시켰다. 감염증이 창궐한 후베이성에서 외부로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조처다.
우한에 이어 두번째로 확진자 1천명대에 들어선 후베이성 황강시 당국은 1일 오후 전체 주민을 상대로 외출 제한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가족 구성원 가운데 미리 지정한 1명만 이틀에 한번 생필품 확보를 위한 외출이 허용된다. 슈퍼마켓 및 약국 근무자와 병원에 가야 하는 환자는 외출 제한령에서 제외된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사실상 전체 주민을 상대로 ‘자발적 자가 격리’를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신종 코로나 관련 친서를 보냈다는 소식을 이날치 1면 제호 옆자리에 배치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은 조선노동당과 인민을 대표해 시 주석에게 신종 코로나 발병에 대해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고, 중국의 예방·확산 통제 노력을 적극 지지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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