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대형 전시장을 개조해 만든 임시 병동에서 5일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 본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500명대를 넘어섰다.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서만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는 등 누적 확진자도 3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 방역당국은 ‘전시 태세’를 강조하며 24시간 근무체제에 들어가는 한편, 우한에서 추가 희생자를 막기 위한 격리병상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6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 결과, 전날에만 3694명이 추가로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누적 확진자는 2만8018명까지 늘었다. 우한(1만117명)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만 모두 1만9665명이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저장성(954명)과 광둥성(944명)도 확진자 1천명대에 다가서고 있다.
전날 사망자는 지난달 집단 발병 이후 하루 최대치인 73명이나 나왔다. 후베이성(70명)은 물론 톈진·헤이룽장·구이저우성 등 3개 지역에서도 각각 1명씩 감염증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 감염증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563명까지 뛰었다. 전체 사망자의 절대다수인 549명이 우한(414명)을 비롯한 후베이성 주민이다.
인명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우한에선 경증 확진자와 의심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격리병동 마련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훠선산병원에 이어 이날 레이선산병원이 완공에 다가서면서 2600병상 규모의 감염증 전담시설을 마련하는 한편, 대형 창고와 체육관·전시장 등 실내 공간이 넓은 장소를 개조해 총 1만병상이 넘는 임시 병동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감염증이 워낙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라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추세는 바뀌지 않고 있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는 6일 후리산 우한시 당 부서기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참담하고, 고통스럽고,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이미 확진 판정을 받거나 의심환자로 분류된 환자들이 지정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우한에서 자가격리 조치된 시민은 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쑨춘란 국무원 부총리는 방역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지금은 전시 상태다. 24시간 근무 체제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1만명대에 육박하면서, 지난달 23일 우한에서 처음 실시한 ‘도시 봉쇄’란 극약처방을 선택하는 지방정부가 늘고 있다. 저장성 웨칭시는 지난 4일 오후 6시부터 우한과 마찬가지로 외부로 연결되는 모든 도로를 봉쇄하고 철도 운행을 중단시켰다. 인구가 약 140만명에 불과한 웨칭시에선 이미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우한 인접 도시인 후베이성 황강에 이어 저장성 항저우·원저우, 안후이성 벙부·화이베이 등지에서도 ‘외출 제한령’이 내려졌다.
대면 접촉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첨단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환구망>은 6일 “광둥성 광저우의 쇼핑몰에 순찰로봇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순찰로봇은 적외선으로 5m 이내 사람의 체온을 0.5도 안팎의 오차 범위로 측정하고 마스크 착용 여부도 식별해, 체온이 높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발견되면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농촌 지역에선 격리된 주민들을 위한 무인기(드론) 배송을 시작했다. <신경보>는 “산둥성 일부 지역에서 격리된 주민들이 필요한 물품을 마을위원회가 대신 구매해 드론을 이용해 집 옥상까지 배달해준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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