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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언론자유 ‘빙하시대’

등록 2006-01-26 18:27

비판언론 ‘빙점’ 무기 정간…‘신경보’ 편집국장 해고
중국 당국의 언론 통제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달 유력 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신경보>의 편집 부국장을 해고한 데 이어, 예민한 사회문제를 다뤄온 매체에 또다시 제재조처를 내렸다.

중국공산당과 중국공산청년단(공청단)의 중앙선전부는 24일 공청단 중앙기관지인 <중국청년보>가 펴내는 주간 <빙점>에 대해 무기한 정간 결정을 내렸다고 홍콩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당국은 리얼량 <중국청년보> 편집인과 리다퉁 <빙점> 편집장이 중앙의 ‘비평’을 받았음을 알린 뒤 25일부터 이 매체가 정간된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리 편집장은 25일 ‘<빙점> 불법 정간조처에 대한 공개 항의’란 제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려 “이번 조처로 당국은 매우 열악하고 비열한 선례를 남겼다”며 “우리는 바로잡아야 할 잘못이 없기 때문에 공개항의 등 행동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주 수요일 발간해온 <빙점>이 배달되지 않자 전국의 독자와 다른 매체의 동료들로부터 전화가 빗발쳤다”며 “당국은 이미 중국 각 매체에 ‘<빙점> 정간 사실에 대해 보도하거나 논평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건 지난 11일 <빙점>에 실린 위안웨이스 홍콩 중산대학 교수의 ‘현대화와 역사교과서’란 글이다. 위안 교수는 아편전쟁과 의화단의 난에 대한 중국 대륙 역사교과서의 이념 편향 서술을 지적하며 “중국의 청소년들은 아직도 계속 늑대의 젖을 먹으며 자라고 있다”고 썼다. 중국 당국은 이 표현이 중국공산당을 ‘늑대’로, 공산당의 교육이념을 ‘늑대의 젖’으로 빗댄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리 편집장은 “‘늑대의 젖을 먹는다’는 표현은 1979년 덩리췬 당시 중선부장이 이념 과잉의 문혁을 비판할 때 쓴 이래 일반화한 표현”이라며 “이걸 문제 삼은 건 탄압의 핑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빙점>은 지난해 6월 국·공 양군 합동 항일전인 ‘핑싱관 전투’를 소개해 중선부로부터 “국민당을 찬양하고 공산당을 깎아내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대만의 발전상을 소개한 대만 작가 룽잉타이의 ‘당신이 모르는 대만’도 문제가 됐고, 지난달 7일 게재한 후야오방 전 총서기에 대한 회고 ‘내 마음속의 야오방’도 중선부로부터 질책 을 받았다. 최근엔 허웨이팡 베이징대 교수가 저우예중 표절사건에 대해 쓴 논평이 당국의 압력으로 삭제당하기도 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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