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기관 찾아가 억울함 호소…2004년에만 상방인 100만명
새해 들어 중국에서 ‘상방’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상방이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상급기관을 방문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서민들이 정부를 향해 벌이는 일종의 ‘상소’인 셈이다.
‘상방’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개발 과정에서 토지를 헐값에 빼앗긴 농민이나, 국유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내몰린 실업자들이다.
뉴욕에 본부가 있는 중문 위성텔레비전 <신탕런>의 인터넷 매체인 <신탕런망>은 최근 설을 맞아 상방인들이 크게 늘었으며, 상방인 전문 유치장인 마자러우에는 이미 1000여명이 잡혀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천안문광장 등지에서 시위를 벌이거나 청원을 하려다 경찰에 잡혔으며, 일부 상방인들은 베이징에 있는 유엔 고등난민사무소 베이징본부에 몰려가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보도는 전했다. 보도는 중국 당국이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2003년부터 상방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지난 2004년에는 100만여명 이상이 상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지난 11일에는 광둥성 중산시에서 토지 보상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상급기관에 상방하려다 저지당하자 14일 시위대로 변해 국도를 점거하고 경찰과 충돌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상방인 급증의 원인과 특징을 분석한 뒤 대책을 제시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상방의 60% 이상이 인민대표대회·당대회·국경절 등 주요 행사 때를 노려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법원의 조정기능을 높여 상방이 발생할 여지를 사전에 남기지 말고, 상방 관련 법규도 완비해 법규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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