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미국행 항공기 테러음모가 적발된 뒤 인천공항의 보안등급도 높아진 11일 오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경찰 특공대원들이 폭발물 탐지견을 통해 짐을 검사하고 있다. 이번 테러 기도가 액체 폭발물을 사용하려 했던 점 때문에 미국행 항공기에는 음료수 등 액체와 샴푸·치약 등 젤류의 반입이 금지됐다. 영종도/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영국서 액체 폭발물 테러음모 적발 불똥
미 ‘적색경보’ 첫 발령…항공기 결항 속출
미 ‘적색경보’ 첫 발령…항공기 결항 속출
“샤넬 넘버5 향수, 샴푸, 치약, 콘택트렌즈 용액, 고급 와인 …. 액체로 된 건 비행기 타기 전에 모두 버려라!”
미국과 영국으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항공기 승객들이 탑승 전에 듣게 되는 새로운 보안규정이다. 금속탐지기로는 찾아낼 수 없는 액체 폭발물을 이용한 항공기 테러계획이 영국에서 적발되면서, 세계 곳곳의 공항이 검색 강화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11일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공항에선 보안검색 강화로 항공기 연착과 결항이 속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01년 9·11 테러 이후의 극심한 침체에서 회복기미를 보이는 미국 항공업계가 다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주요공항 대혼란=영국의 테러계획 적발 직후인 10일(현지시각)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테러경보로는 최고 수준인 ‘레드’(적색 경보)를 미국-영국 항공편에 발령했다. 미국은 국내 전 공항에서 출발·도착 비행기의 검색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마이클 처토프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모든 액체와 젤 용품의 항공기 수화물 반입을 금지한다. 아기 이유식과 의약품만 예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검색 불똥은 다른 전자제품에도 튀어, 미국과 영국 공항에선 노트북 컴퓨터의 기내 반입이 금지됐다. <시엔엔>(CNN)은 “이런 물품의 기내 반입 금지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고 전했다.
검색 강화로 탑승시간이 평소보다 두세 배 길어지면서 미국·영국의 주요 공항에선 10일 하룻동안 항공기의 결항과 연착이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마이클 매커런 대변인은 “(탑승객들이) 샤넬 향수부터 생수, 나파밸리산 와인까지 수많은 물품들을 (탑승 전에)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을 비롯한 아시아 공항들도 보안검색 수준을 높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인천공항도 검색 강화=인천공항 보안당국은 11일 미국행 항공기에 이어 영국행 비행기에 대해서도 액체류나 젤류·생수 등의 반입을 차단했다. 공항 쪽은 항공사 요청에 따라 캐나다 등으로 향하는 일부 회사의 항공기에 대해서도 액체류 반입을 금지시키기로 했다.
또 출국장 공항 검색대에서 모든 출국 승객에 신발 엑스레이 검사를 벌이고 있다. 공항 당국은 “미국행 승객은 늦어도 비행기 출발 2시간30분 전에 도착해야 탑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찬수 김영환 기자 pcs@hani.co.kr
또 출국장 공항 검색대에서 모든 출국 승객에 신발 엑스레이 검사를 벌이고 있다. 공항 당국은 “미국행 승객은 늦어도 비행기 출발 2시간30분 전에 도착해야 탑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찬수 김영환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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