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공항 검색기술로는 샴푸와 액체폭발물을 구별해낼 수 없다.”
<뉴욕타임스>가 11일 지적한 미국 공항 검색체계의 현주소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는 막대한 돈을 들여 공항 검색요원 수를 늘리고 금속탐지기와 엑스선 검색기를 개량했지만, 액체폭발물 검색기술 개발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이 신문은 “대부분의 검색기들은 금속 무기를 찾아내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액체폭발물은 스포츠 음료나 화장품에 섞어 기내로 쉽게 반입할 수 있다. 뇌관이 문제이긴 하지만, 간단한 소형 전자제품을 이용해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까지 나온 가장 진전된 검색기술은 탑승객에게 공기를 살포한 뒤 이 공기 속에서 폭발물 흔적을 탐지하는 것이다. 이 기기는 뉴욕과 워싱턴 등 미국내 30개 공항에 설치돼 있다. 그러나 액체폭발물을 만진 테러리스트가 용의주도하게 몸을 씻었다면 이 방법으로도 탐지가 불가능하다.
미국 운송안전 당국은 다음주 새로운 검색기술을 시험할 예정이다. 엑스선 검색기로 잡은 영상을 화소 단위로 세밀히 검토하는 소프트웨어다. 이렇게 하면 밀도 차이를 이용해 일반 액체와 폭발물을 구별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타임스>는 현 상황에서 액체폭발물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비행기 탑승구 앞에 커다란 휴지통을 놓고 승객들이 자발적으로 샴푸나 로션, 음료 등을 버리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찬수 기자 p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