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2 폭격기를 파손하기 위해 공군기지에 침입했던 반전운동가 2명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옥스퍼드 출신인 토비 올디치(38)씨와 필립 프리처드(36)씨는 이라크전이 일어나기 전에 영국 글로스터셔 페어포드 공군기지에 침입, B-52 폭격기의 엔진을 망가뜨리고 활주로를 파괴해 폭격기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도록 하려한 혐의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디치와 프리처드씨는 "우리는 이라크에서의 전쟁범죄를 막으려 했던 것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의 변호사인 에드워드 리스는 "두 사람은 B-52 폭격기가 우라늄과 산탄을 이라크에 무차별 투하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한 것"이라면서 "그들은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브리스톨 형사법원의 톰 크로더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이라크)전쟁의 합법성을 평결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으며, 배심원들은 숙고 끝에 무죄 평결을 제출했다.
올디치씨는 판결 후 "이번 판결은 법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처음부터 모든 상황에 대비했지만, 어떤 상황도 무고한 이라크 시민들이 느낄 공포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프리처드씨는 "이번 판결은 반전운동가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묘정 기자 my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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