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총리가 이끄는 영국 집권 노동당이 차명 정치자금 스캔들의 파문 속에 2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지지율이 떨어졌다.
제1야당 보수당은 1988년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권력의 정점에 있었을 때 이래 최고의 지지율을 보이며 차기 집권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 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텔레그래프 신문의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노동당의 지지율은 보수당보다 11% 포인트 낮은 32%에 불과했다. 보수당의 지지율은 차기 집권을 바라볼 수 있는 수준인 40%선을 넘어 43%를 기록했다.
2개월 전만 해도 노동당의 지지율은 보수당보다 11% 포인트 앞섰고, 노동당 간부들은 조기 총선을 통해 보수당을 박살내겠다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10월 초 브라운 총리가 조기총선을 거부한 데 이어 모기지은행 노던록의 긴급구제금융 조치, 국세청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차명 정치자금 스캔들 같은 악재가 줄줄이 터지면서 노동당 지지율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노동당 간부진은 차명 정치자금 스캔들로 경찰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노동당의 지지율 하락 속에 10년 재무장관을 지낸 경제통인 브라운 총리의 경제 운용능력도 유권자들의 의심을 받고 있다.
응답자 60% 이상이 2년 내에 경기침체가 있을 것이라고 "매우 우려하거나" "약간 우려한다"고 대답했다. 또 영국 경제를 누가 더 잘 이끌어갈 것 같으냐는 질문에 33%가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수를 꼽았고, 32%가 브라운 총리를 꼽았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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