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사실 보도하다 덜미
마케도니아에서 연쇄살인사건을 보도하던 기자가 그 범행을 저지른 살인범으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2일 전했다. 그는 경찰이 발표하지 않은 자세한 내용을 앞서 보도하다 결국 덜미를 잡혔다.
마케도니아 경찰은 한 전국 일간지 기자로 일하는 블라도 타네스키(56)를 세 여자를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붙잡았다고 21일 밝혔다. 두 명은 2005년과 2007년 숨진 채 발견됐고 한 명은 아직 실종된 상태지만 경찰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대변인은 시신이 모두 “발가벗겨진 채로 목졸려 숨졌고 전화선에 묶여 비닐가방에 담겨 있었다”며 “특히 2007년 발견된 65살의 여인은 두개골 13곳에 깊은 상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희생자는 모두 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에서 남서쪽으로 120㎞ 떨어진 키세보라는 마을 인근에 사는 여성들로 타네스키 역시 이 마을에 살았다. 경찰은 타네스키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자세한 범행 내용을 보도하는 것을 의심해 수사를 진행하던 중 결국 희생자의 몸에서 나온 물질과 그의 디엔에이(DNA)가 같다는 것을 발견하고 체포했다. 경찰은 희생자들이 모두 “나이가 많고 저학력에 청소부로 일했다”며 타네스키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그의 숨진 어머니와 닮았다고 밝혔다.
타네스키가 일한 신문의 편집장 루프초 포포프스키는 “우리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굉장히 조용한 사람으로 이런 일을 했다고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타네스키는 20년 넘게 일해온 기자로 80년대 중반엔 언론인으로서 최고의 상을 받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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