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방 만들 여유 없어”
금연은 전 세계를 강타하는 추세이다. 독일에서 이런 추세를 거슬러 작은 술집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수도 베를린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2개 주의 세 업소주인이 지방정부의 금연 정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고 독일 주간 <슈피겔> 온라인판이 30일 전했다. 이들 주에서 큰 술집과 달리 흡연구역을 따로 둘 수 없는 작은 술집은 금연법에 따라 실내 흡연이 금지됐지만, 헌재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75㎡ 이하의 작은 술집에선 담배를 피울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술집 사이 형평성에 관한 것이지만, 흡연자들이 크게 반길 전망이라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전했다. 올해 초부터 독일 16개 주 대부분은 음식점·술집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 동부 국경지역에선 흡연자들이 맥주 한 잔과 담배 한 대를 위해 폴란드로 건너간다는 뉴스도 나왔다.
이번 판결은 다른 주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로 유명한 바이에른 주 등에서도 관광객이 즐겨 찾는 비어텐트(맥주를 즐기는 축제 천막) 안에서는 흡연을 허용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조항이 금연법에 포함돼 있다. 흡연자들이 마냥 기뻐하기는 이르다. 헌재는 판결에서 “간접 흡연 등으로부터 공공 보건을 지키는 것은 우리 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입법자들은 2009년 말까지 새로운 금연법을 제정”할 것을 제시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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