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채무지급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두바이의 ‘다음 차례’ 1순위로 거론된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추락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피치는 8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 전망을 앞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을 담은 ‘부정적’으로 매겼다. 그리스가 A 등급 아래로 떨어지긴 10년만에 처음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앞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도 그리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꿔, 앞으로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스의 신용등급 하락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 탓이다. 그리스의 올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2.7%에 이른다. 내년도 국가 부채는 국내총생산의 125%에 이를 전망이다. 피치는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그리스 공공재정에 대한 우려와 균형잡히면서도 지속적인 경기회복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금융기관과 정책 결정자들의 신뢰 약화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유럽중앙은행(ECB)에 국채를 맡기고,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 뉴스>가 보도했다. 당장 그리스로선 더 적은 지출과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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