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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각막 줄기세포 이식 실명 환자 ‘눈떴다’

등록 2009-12-23 19:08

수술 6개월만 시력 완전 회복 “삶 되찾았다”
영 연구소 ‘쾌거’…치료 8명 거의 모두 성공
러셀 턴불(38)은 15년 전 끔찍했던 그날을 잊지 못한다. 영국 뉴캐슬에 사는 그는 늦은 밤 집으로 향하던 버스에 올라탔다. 때마침 낯선 두 남자가 주먹다툼을 벌였다. 가만히 앉아 보고만 있을 수 없던 그는 둘을 뜯어말렸다. 그런데 갑자기 한 남자가 그의 눈에 암모니아수를 뿌렸다. 각막 손상으로 오른쪽 시력을 잃은 그는 곧 일자리도 잃었다.

삶마저 조금씩 황폐해져간 그에게 올해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영국 ‘북동잉글랜드 줄기세포연구소’(NESCI)의 사자드 아마드 연구팀은 그의 건강한 왼쪽 눈의 각막 줄기세포를 극소량 떼어내, 400배 이상의 크기로 배양했다. 배양된 각막의 줄기세포는 ‘윤부줄기세포 결핍증’(LSCD)을 앓아온 턴불의 오른쪽 눈에 이식됐다. 그는 각막 재생을 위한 줄기세포 이식 수술을 한 지 6개월 만에 오른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되찾았다.

그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삶을 되찾았다. 이제 나는 일을 하고 있고, 옛날에 즐겼던 제트스키와 승마도 할 수 있다”고 22일(현지시각) 말했다.

북동잉글랜드 줄기세포연구소는 턴불을 포함해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8명의 환자가 각막 재생을 위한 줄기세포 치료로 거의 모두 시력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를 미국 과학 저널인 <줄기세포> 12월호에 게재했다. 이는 각막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해주는 줄기세포가 파괴되면서 시력을 잃은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원래 투명한 각막이 흐려지면서 시력을 잃는 사람은 해마다 세계적으로 8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려면 한쪽 눈의 각막은 정상이어야 하고, 노화에 따른 시력 저하(노인성 황반변성질환)의 경우엔 해당되지 않는다. 또 실험실을 벗어나 대중 치료의 단계로 가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는 환자 25명이 추가로 줄기세포 치료법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북동잉글랜드 줄기세포연구소에 약 150만파운드(약 28억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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