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자금 수수 혐의 부인
“노동장관 결백하고 유능”
“노동장관 결백하고 유능”
불법 정치자금 수수 논란에 휩싸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작심하고 반격에 나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12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공영방송 <프랑스 2> 텔레비전의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2007년 대선 당시 프랑스 화장품 회사 로레알의 상속녀 릴리앙 베탕쿠르로부터 150만유로(약 2억3000만원)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프랑스는 부패한 나라가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나를 베탕쿠르의 집에 가서 돈 봉투를 받아온 인물로 묘사하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며, 명예훼손이자 정치공세”라고 되받았다.
사르코지는 자신의 최측근이자 정치자금 논란의 한복판에서 사임 압박을 받고 있는 에릭 뵈르트 노동장관에 대해서도 “그는 정직하고 유능한 사람이며,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적극 감쌌다. 사르코지는 그러나 뵈르트 장관에게 그가 겸직하고 있는 집권당 ‘대중운동연합’(UMP)의 재무위원장을 사임하고 국민연금 개혁에 전념할 것을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사르코지 정부는 정부의 재정지출 감축을 위해 퇴직정년 연장을 뼈대로 한 연금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노동계는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뵈르트 장관도 자신은 결백하다며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로레알 스캔들’의 수사를 지휘하는 검사도 사르코지의 측근으로 분류돼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르코지 쪽은 이 같은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사르코지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을 ‘전망이 불투명한 사회보장제도로부터 프랑스를 구할 지칠 줄 모르는 지도자’로 각인시키면서, 로레알 스캔들이 아니라 국가 현대화를 위해 헌신하는 자신의 노력 쪽으로 질문 방향을 돌리려 애썼다”고 지적했다. 사르코지의 최근 지지율은 26%대로, 역대 대통령 중 최저 수준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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