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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브룩스 ‘아동보호 운동가’ 친구마저 도청

등록 2011-07-29 20:35

영 경찰, ‘머독 언론 제공’ 휴대전화서 새 증거 발견
브룩스는 “황당 주장” 부인…진상조사위, 활동 시작
지난 2000년 자신의 8살난 딸이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두 달 밖에 안된 소아성애자에게 유괴당해 죽는 비극을 겪은 세라 페인은, 그 뒤 이웃에 살고 있는 소아성애자를 그 지역 부모들에게 알려주는 이른바 ‘세라법’을 제정하기 위한 투사로 거듭났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뉴스 오브 더 월드>의 편집장인 리베카 브룩스가 있었다. 브룩스는 페인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이 둘은 2009년 소아성애자의 신상을 공개하는‘세라법’제정을 이끌어낸 주역이 됐다. 찬반논란을 불러일으킨 법이지만, 10여년간 이들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지였다. 페인은 지난 10일 <뉴스 오브 더 월드>가 도청 파문 때문에 폐간할 때 “나의 훌륭한, 그리고 믿을 만한 친구들”이라며 고별 칼럼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뉴스 오브 더 월드>가 페인의 휴대전화까지 도청을 시도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커다란 반전이 시작됐다. ‘친구의 배신’인 셈이다. 영국 <가디언>은 28일 도청을 주도한 사설탐정이 페인의 휴대전화 도청을 시도했다는 증거를 경찰이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도청된 휴대전화는 브룩스가 페인의 활동을 응원한다며 제공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은 더 커지고 있다.

페인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의 동료 한명은 “우리는 모두 매우 놀랐고, 또 역겨워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하지만 브룩스는 이날 저녁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세라 페인은 진정한 친구이기 때문에 도청 주장은 혐오스럽고 황당하다”며 “휴대전화는 개인적인 선물이 아니라 세라법 제정 캠페인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뉴스 오브 더 월드>가 지난 11년간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뉴스 오브 더 월드>의 도청 의혹 사건이 최근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이 신문이 지난 2002년 유괴돼 사살된 13살 소녀 밀리 다울러 부모의 휴대전화를 도청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페인에 대한 도청 사실마저 사실로 밝혀진다면 리베카 브룩스를 넘어,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에까지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지시로 구성된 도청 파문 진상조사위는 이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위원장을 맡은 브라이언 리버슨 판사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많은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고자 똘똘 뭉치면서 이 사건을 소수 언론인에 국한된 문제로 치부하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모든 당사자가 ‘공공의 선’이라는 더 큰 그림을 봐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별다른 소득없이 끝난 청문회 뒤 머독 부자는 큰 탈 없이 직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영국 유료 텔레비전 채널인 비스카이비(BSkyB)는 이날 루퍼트 머독의 아들 제임스를 이사회 의장으로 재신임했다. 일부 주주는 도청 파문이 비스카이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임스 머독의 의장 선임에 반대했으나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제임스 머독을 지지했다. 미국 뉴욕으로 돌아간 루퍼트 머독은 그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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