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케임브리지·옥스퍼드대
공립고 홀대·사립고 특별우대
“공립고 편견에 학생들 불이익”
공립고 홀대·사립고 특별우대
“공립고 편견에 학생들 불이익”
영국 케임브리지나 옥스퍼드 같은 대표적 명문 대학들이 입시 과정에서 사립고교 출신 학생들을 지나치게 우대하는 ‘고질병’으로 비판을 사고 있다. 이는 사실상의 ‘고교등급제’로, 공립 출신 학생들은 면접에서 편견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영국 <가디언>은 10일 “영국에서 사립고교에 다니는 학생은 전체의 7%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공립고교에 다니는데도, 명문대의 입학 허가 비율은 사립고교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며 “케임브리지 대학은 공립 출신 비율을 61~63%로 맞추겠다고 했지만, 59.3%에 그쳤다”고 전했다. 케임브리지는 블레어 정부 때 낙후지역 학생들의 균형선발을 약속했으나, 목표치에 이르지 못했다.
<가디언>은 케임브리지에서는 상대적으로 공립고 출신 비율이 70% 수준으로 높은 ‘처칠 칼리지’의 면접 과정에서도 공립고에 대한 홀대와 편견이 종종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른바 “좋은 학교”라는 표현이 입시사정관들의 입에서 툭하면 등장한다는 것이다. 좋은 학교로 지칭되는 곳은 대개 사립학교와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7년제 대학입시 준비 학교인 ‘그래머 스쿨’ 등 소수의 학교들이다. 이 학교들은 케임브리지가 찾는 학생의 조건을 맞춤해 추천서를 보내온다. 하지만 낙후지역이나 중등교육학력 이수인증 시험(GSCE) 평균이 좋지 않은 공립학교들은 그렇지 못하다.
최근 케임브리지는 교사 이직률이 지나치게 높은 ‘나쁜 학교’ 출신의 여학생을 고교 성적은 뛰어나지만 면접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 교수들은 “학교의 동요가 워낙 심해서 핵심 지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서류상 완벽한 성적을 갖추고 인터뷰는 엉망으로 했던 사립고교 출신 여학생은 ‘도움을 좀 받으면 수학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합격시켰다. 결국 출신 고교가 편견을 조장한 셈이다. 영국에선 지난 2000년에도 옥스퍼드에서 낙방한 공립고교 출신 여학생이 미국 하버드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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