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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흑인비하 케이크 자르다…스웨덴 문화장관 잘릴판

등록 2012-04-18 20:41수정 2012-04-18 22:00

스웨덴 문화부 장관 레나 아델손 릴리에로트(오른쪽)가 15일 스톡홀름 현대미술박물관에서 흑인 여성 모양의 케이크를 자른 뒤 케이크의 머리 시늉을 하고 있는 작가 마코데 린데에게 케이크를 먹여주고 있다. 마리안네 린드베리 데 예르 페이스북 갈무리
스웨덴 문화부 장관 레나 아델손 릴리에로트(오른쪽)가 15일 스톡홀름 현대미술박물관에서 흑인 여성 모양의 케이크를 자른 뒤 케이크의 머리 시늉을 하고 있는 작가 마코데 린데에게 케이크를 먹여주고 있다. 마리안네 린드베리 데 예르 페이스북 갈무리
사퇴압력에 “예술에 대한 오해”
스웨덴 문화부 장관 레나 아델손 릴리에로트가 케이크를 한 조각 베어 먹은 일로 사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이 케이크가 흑인여성을 비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웨덴 내부에 잠복해 있던 인종차별 문제 논란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크게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릴리에로트는 15일 ‘세계 예술의 날’을 맞아 스톡홀름에 있는 현대미술박물관에 초대됐다. 그는 그곳에서 예술가인 마코데 린데가 만든 케이크를 자르는 의식을 치르고 다른 사람들과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문제는 이 케이크가 아프리카 원주민 여성의 나신 몸통 모양으로 만들어졌으며, 속은 시뻘건 스펀지케이크로 채워져 있었다는 점이다. 마코데 린데는 새까맣게 분장을 한 채 테이블 아래에서 얼굴만 내밀어 이 케이크의 머리 시늉을 했다. 릴리에로트는 자른 ‘아랫도리 부분’의 케이크를 린드에게 직접 먹여주기까지 했다.

이 장면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번지면서 큰 논란을 불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엽기적인 케이크에 대해 “구역질난다”는 반응을 보였고, 문화부 장관이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은 데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스웨덴흑인연합(AAS)은 릴리에로트의 사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의 대변인 키팀브와 사부니는 “이 케이크는 명백히 흑인여성을 비하하는 것이며 이 파티에 참가했다는 것만으로도 장관의 무능과 판단력 부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크를 만든 린데와 릴리에로트는 이 케이크가 인종차별과 할례 의식을 비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릴리에로트 장관은 스웨덴 통신 <테테>에 “이 케이크가 도발적이라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예술은 얼마든지 도발적일 권리가 있으며 사람들이 케이크의 메시지를 잘못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흑인연합 쪽은 “스웨덴 사람들은 인종주의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아무도 입 밖에 내려 하지 않는다”며 “그런 점이 결국 이런 사태를 불렀다”고 비판했다.

사건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데, 17일에는 이 박물관에 폭탄테러 위협 전화가 와 박물관이 사람들을 긴급대피시키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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