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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반이민” “반유로” 유럽 극우정당 약진

등록 2013-09-30 20:13수정 2013-09-30 21:15

오스트리아 자민당, 총선 고득표
노르웨이 정당들 ‘극우 연정’ 모색
내년 유럽의회 공동유세 예고도
인종증오 범죄 연루 등 우려 목소리
‘반이민’ ‘반유로’의 깃발을 든 유럽의 극우정당들이 주요 선거에서 줄줄이 약진하고 있다. 유럽 경제위기가 장기화하고 청년 실업의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극우정당들이 첫 원내 진출, 첫 집권 연정 참여 등으로 제도권 정치에서 보폭을 크게 넓히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29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극우정당이 약진하면서, 기존 집권 연정이 간신히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총선 잠정 개표 결과를 보면, 좌우 대연정을 구성했던 좌파 성향 사회민주당과 중도 우파 성향의 인민당은 각각 27.1%와 23.8%를 얻어, 2008년 총선보다 2.2%포인트씩 득표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네 이웃을 사랑하라, 그들이 오스트리아인이라면’이란 도발적 반이민 구호를 내세웠던 극우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21.4%의 득표율을 올리면서 지난 총선에 견줘 3.9%포인트 약진했다. 반유로화를 부르짖는 신생 정당인 팀 슈트로나흐도 원내 진출 기준인 4% 벽을 가뿐히 넘어섰다. 현재로선 좌우 대연정이 다시 구성될 가능성이 크지만, 중도 우파인 인민당은 극우 성향의 자유민주당과 손잡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좌우 연정을 구성하더라도 정책은 ‘우향우’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신자유주의 파고에 휘말려 사회적으로 좌절한 유럽 각국의 빈곤층과 청년 세대가 국수주의적 해결책을 부르짖는 극우정당 지지로 돌아서고 있지만, 기존 정치권은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선 보수정당조차도 극우정당인 진보당이 연정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해 왔지만, 2000년대 중반 이래 진보당의 영향력이 워낙 커지자 올 9월 총선 뒤 집권 참여의 문호를 처음으로 여는 등 극우에 손을 내미는 상황이다.

극우정당들은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프랑스의 국민전선과 네덜란드 자유당은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공동유세를 협의하고 있다. 29일 총선 성과에 한층 고무된 오스트리아 자유민주당도 이탈리아·벨기에·네덜란드 극우정당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유럽 극우정당의 결집을 부르짖었다. 삶이 팍팍해진 책임을 긴축정책을 요구하는 유럽연합(EU)과 일자리를 나눠갖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돌리고 ‘유럽통합 반대’ ‘반이민’을 외치는 게 유럽 전역에 먹혀들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하지만 최근 제도권 정치에 진출한 극우정당이 인종증오 범죄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유럽 정치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남유럽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그리스에선 극우정당인 황금새벽당이 지난해 6월 총선에서 6.9%의 득표율로 사상 첫 원내 진출을 이뤘지만, 최근 이 당의 열성 당원이 인종차별을 비난하는 래퍼를 살해한 혐의가 드러났다. 그리스 검경은 황금새벽당 간부를 범죄단체 구성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해 수사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총선 때 ‘거리에서 쓰레기(이민자)를 쓸어버리자’라는 구호를 내세웠던 전력이 있다. <로이터> 통신은 “극우정당의 선거 약진은 궁핍한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구제금융과 이민자 복지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며 “극우정당이 집권하지 않더라도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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