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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중 기업에 푸조 넘어갈라…프 정부, 지분 매입 검토

등록 2013-10-17 20:30수정 2013-10-17 22:46

푸조와 중 둥펑차 협상에 개입 의사
동등 지분 확보 ‘기술먹튀’ 방지 의도
프랑스 정부가 자국 자동차업체인 ‘PSA 푸조시트로엥’(푸조)의 경영권이 중국기업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직접 지분을 사들일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이 고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자국 업체가 외국기업에 팔린 뒤 투자없이 기술만 빼앗기는 ‘기술 먹튀’를 감시·차단하려는 것이다. 이는 우리 정부가 ‘쌍용자동차의 비극’을 사실상 방조했던 것과 대비된다.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프랑스 정부가 자국 산업의 이해를 보호하기 위해 푸조의 지분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며 “푸조가 자본 수혈을 위해 중국 국영 둥펑자동차와 협상에 나서자 국가가 개입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푸조 매각 협상이 프랑스 레지스탕스를 만났다’는 제목의 기사로 이런 내용을 보도했다.

푸조 가문은 1882년 회사를 창립했으며, 2차대전 당시 나치 점령 아래서 자동차 생산을 실질적으로 거부해 종전 뒤 ‘레지스탕스 영웅’ 대접을 받았다. 프랑스 르노닛산의 전신이자 푸조의 경쟁사였던 르노는 나치에 협조해, 전후에 소유주가 투옥되고 기업 국유화 과정을 겪었다.

푸조의 시가총액은 16일 현재 40억유로(약 5조7700억원)인데, 신주 인수 방식으로 둥펑자동차가 30억유로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중국과 유럽 언론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창업주인 푸조 가문이 최대주주로서 보유한 25.4%의 주식 지분율(의결권 38%)은 확 낮아져서,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놓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푸조 가문은 지난 6월에 이미 경영권 포기를 제안하며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는 등 애타게 자금줄을 찾는 상황이다. 푸조는 유럽이 주력 시장인데 2008년 금융위기 이래 6년 연속 시장이 축소돼 경영난이 심해졌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중국기업이 인수자로 나서자 개입 뜻을 드러냈다. 프랑스 정부가 둥펑자동차와 같은 수준의 지분을 투자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인의 지분 취득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문제”라며 “프랑스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게 프랑스의 통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푸조는 프랑스 자동차 생산의 60%를 담당하고, 약 10만명을 직접 고용한다. 또 프랑스 일자리 10%가 자동차 연관산업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기술 먹튀가 국민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우리는 쌍용자동차가 기술 먹튀 우려에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졸속 매각된 뒤 제대로 된 투자없이 기술만 탈취당한 채 속절없이 망가지는 과정을 겪었다. 해고 노동자들의 줄이은 자살로 크나큰 사회적 비용을 치렀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논란도 끝나지 않은 상태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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