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공 때 멀어진 양국
최근 급속한 관계회복 반영
최근 급속한 관계회복 반영
“프리덤 프라이에서부터 우리는 참으로 먼 길을 왔습니다.”
10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하는 의미를 강조하면서 미국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프리덤 프라이’의 기억을 언급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이는 지난 2003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에 전면 반대하고 나서자, 미국 정치인들이 프랑스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하면서 의회 구내 식당 메뉴인 ‘프렌치 프라이’의 이름을 ‘프리덤 프라이’로 바꿔 불렀던 에피소드를 떠올린 것이다.
이처럼 심하게 금이 갔던 양국 관계는 최근 전례없이 우호적인 분위기로 돌아섰다. 그간 프랑스 정상의 미국 방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외교상 최고 의전과 대우를 전제한 국빈방문은 1996년 이래 18년 만에 처음 이뤄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은 국빈방문 날짜에 맞춰 <워싱턴포스트>에 공동 명의로 칼럼을 기고해 우호를 다짐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 칼럼은 ‘10년 전만 해도 두 나라가 이처럼 밀착해 협력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지난해 미국이 시리아 공격 계획을 내놨을 때 영국이 지지를 거절했는데도 프랑스는 옹호해줬던 일을 가리킨다”라고 짚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버지니아주 몬티셀로에 있는 토머스 제퍼슨 전 미국 대통령의 생가를 찾는 것으로 사흘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함께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탔다. 이후 국빈 만찬에 참석했고, 11일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
한편 올랑드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미국 의전팀은 프랑스의 퍼스트 레이디 문제로 다시 골머리를 앓은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방미 3주 전에 전격 이혼을 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의전 준비를 새로 해야 했는데, 이번에도 올랑드 대통령이 염문설 끝에 방미 보름여 전인 지난달 25일에 여자친구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와 헤어지는 바람에 미셸 오바마와의 일정을 대부분 취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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