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비준 이어 합병절차 마무리
성대한 행사 열어 연방지구 지정
“다른 지역에선 나토와 협력 계속”
미, 러 신흥재벌·은행 제재 추가
‘푸틴 자금줄’ 추정 세력 정조준
러, 오바마 측근 등 보복 제재
성대한 행사 열어 연방지구 지정
“다른 지역에선 나토와 협력 계속”
미, 러 신흥재벌·은행 제재 추가
‘푸틴 자금줄’ 추정 세력 정조준
러, 오바마 측근 등 보복 제재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각) 크림반도 합병 절차를 공식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경제전쟁’의 서막이 될 맞불 제재를 주고받았지만, 합병 절차를 종료한 러시아는 잠시 호흡 고르기에 들어갈 뜻을 비쳤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러시아 상원이 크림반도 합병 조약 비준과 관련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종 서명을 해서 크림반도 합병 절차가 완전히 끝났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1783년 크림반도를 처음으로 병합한 제정러시아 예카테리나 여제의 이름을 딴 크레믈궁의 한 홀에서 성대한 서명식을 열었다. 크림공화국과 세바스토폴 특별시는 연방내에서도 공화국과 특별시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며, 올 한해 금융·사법 통합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실질적인 연방의 일원이 된다. 서방은 추가 제재를 논의하겠지만,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승인하지는 않더라도 현실로 받아들이고 우크라이나 본토로 사태 확산을 차단하는 선에서 봉합을 모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2차 제재를 냉소적으로 비꼬면서도 한 차례 보복 제재로 반격한 것 이외에 추가 조처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하지만 푸틴 대변인과 외무부는 상황에 따라 거친 대응을 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보복 행보를 삼가야만 한다”며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파트너들과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군과 나토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안전한 철군을 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계속해서 협조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에이피> 통신은 “서방과 (우크라이나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의 협력은 이어가기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2차 제재에 자신과 밀접한 금융기관인 로시야은행 거래 금지 등을 포함시킨 것을 겨냥해 “나는 로시야은행에 계좌를 개설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푸틴 대통령의 핵심 측근, 정치인 16명과 ‘푸틴의 친구들’로 불리는 올리가르히(신흥재벌) 4명에 대해 비자 금지와 자산동결 제재를 추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고 <비비시>(BBC) 등이 전했다. 그는 또 ‘푸틴의 은행가’로 불리는 유리 코발추크가 지분을 소유한 로시야은행도 거래 금지와 자산동결 대상으로 지정했다. 또 러시아가 추가 도발을 한다면 훨씬 광범위한 경제제재를 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유럽연합(EU)도 같은 날 제재 명단을 기존 21명에서 33명으로 늘린 상태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는 1차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정부 인사와 정치인 9명에 대해 비자 금지와 자산동결을 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방에 대한 추가 제재는 당분간 삼갈 조짐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과도정부에 대한 경제적 제재는 수위를 올리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21일 크림반도가 러시아 영토가 된 만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흑해함대 주둔 협정을 연장해준 데 대한 호의로 가스값을 깎아준 금액 110억달러를 되돌려받겠다고 발표했다. 또 우크라이나 과도정부 세력의 자금줄 노릇을 해온 정치인이자 기업인인 페트로 포로셴코가 러시아에 세운 초콜릿 공장을 20일 폐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출품의 통관도 제한하고 나섰다. 이는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21일 유럽연합과 정치협력 협정에 서명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자 경제적으로 숨통을 죄려는 조처로 보인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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