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온라인결제 허가 신청
아일랜드 허가땐 유럽 전역 가능
플랫폼 강점 반면 신뢰 우려도
아일랜드 허가땐 유럽 전역 가능
플랫폼 강점 반면 신뢰 우려도
페이스북이 아일랜드에서 금융 서비스업 허가를 얻어 조만간 유럽 대부분에서 송금과 지불 서비스 등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페북은 전세계에 12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처음엔 일부 송금과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시작할지라도 금융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파이낸셜 타임스>는 “페북에 전자화폐를 적립시켜놨다가 다른 이에게 송금하거나 지불하는 용도로 사용하도록 하는 허가가 아일랜드 당국에서 몇주 뒤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연합(EU)과 유럽경제지역(EEA)에서는 ‘패스포팅’ 법에 따라 회원국 한 나라에서만 금융 서비스업 허가를 얻으면 이 공동체 전역에서 자유롭게 지점을 내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페북이 유럽 전역에서 이런 서비스를 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페북은 이미 온라인과 스마트폰을 통해 국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런던의 신규 업체 세 곳과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페북은 게임앱 안에서 아이템을 사들이는 등의 ‘인앱’ 구매 때 페북을 이용하는 서비스를 미국에서 이미 시작했다. 대부분 게임앱과 관련해 거래가 이뤄졌는데 거래총액이 2013년에만 21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이르렀으며, 페북은 이런 거래의 30%가량을 수수료로 챙겼다. 이는 페북 총수입의 1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페북은 유럽 등 선진국 이주노동자들의 모국 송금 서비스 시장을 장악해 신흥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으려 하고 있다. 신흥시장인 인도는 현재 페북 가입자가 1억명을 넘어서 미국을 빼고 단일 국가로는 최대 가입자를 가진 나라다. 페북의 전략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페북은 개도국에서 만능 유틸리티가 되기를 원한다”며 “(이주자들의) 송금은 금융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의 이런 전략이 인앱 결제 등 제한적 이용을 넘어서 금융서비스 시장 전반에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들이 사이트에서 광고를 늘리면서 개인 데이터를 수집·유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페북이 금전문제를 잘 관리할 것이란 신뢰를 얻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페북뿐 아니라 세계 온라인 기업들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 기업인 텐센트(텅쉰)나 알리바바 등도 모바일 지불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으며, 구글도 전자지갑과 모바일 지불 시장 점유율 확장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