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셴코 대통령, 10월 총선 발표
기존 세력 약화·정국 장악 의지
동부 교전 격화…보름간 사망 2배
러시아 푸틴과 첫 정상회담
기존 세력 약화·정국 장악 의지
동부 교전 격화…보름간 사망 2배
러시아 푸틴과 첫 정상회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기존 의회를 해산하고 10월에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의회를 전면 재편해 친서방 성향의 현 정부가 안정적인 정국 주도권을 쥐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이 격화돼 인명 피해와 난민 발생이 급증하는 가운데 정국 안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25일 성명을 내어 의회를 해산하고 10월26일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이 26일 전했다. 2012년 10월 총선 결과 구성된 기존 의회는 러시아로 망명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이끌던 지역당이 최대 의석을 차지했다. 지난 2월 야누코비치가 친서방 시위대에 축출된 뒤 지역당에선 소속 의원들이 대거 이탈했고 제1야당이던 조국당이 의회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포로셴코 대통령은 안정적 정국 운영을 위해 의회를 재편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중심 권력구조에 의원내각제적 요소를 강화하고, 친러 성향이 강한 동부지역의 분리주의 정서를 고려해 지방 분권화를 추진하는 개헌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부에서 수십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 지역의 투표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의 교전이 격화하면서, 올해 4월부터 지난달 26일까지 1129명이었던 사망자가 이달 10일 현재 2086명으로 급증했다고 유엔이 집계했다. 부상자는 5000명을 넘었다. 동부 루간스크와 도네츠크주의 주요 도시에선 몇주 동안 정부군의 공습이 계속되고 시가전까지 벌어졌다. 사상자 상당수는 민간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군이 최근 열세에 몰린 반군을 지원하려고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정부군 쪽은 25일 반군으로 위장한 러시아 탱크·장갑차 수송대가 도네츠크주 남부 국경을 넘었으며 러시아 쪽에서 국경도시를 직접 포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도네츠크주에서 러시아군 낙하산부대 10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러시아 쪽은 낙하산부대 월경은 실수라고 주장하고 나머지 국경 침범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로셴코 대통령은 26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사실상 첫번째 공식 정상회담을 열지만, 대타협의 전망은 어둡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는 국경 침범을 부인했지만, 이런 공방은 우크라이나 동부 유혈사태를 끝내기 위해 정상회담에서 진전을 얻을까 했던 미약한 희망에 타격을 입혔다”고 짚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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