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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무함마드 풍자 만화’ 프랑스 주간지 총기 난사…최소 12명 사망

등록 2015-01-07 22:18수정 2015-01-08 00:44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 있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사무실에 난입한 무장 괴한들의 총기 난사로 적어도 12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진 직후 한 시민이 이 주간지 최신호를 읽고 있다. 1면에는 2022년 프랑스에 이슬람 정권이 들어선다는 도발적 설정으로 논란에 휩싸인 소설 <굴복>의 작가 미셸 우엘베크를 그린 만평이 실려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 있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사무실에 난입한 무장 괴한들의 총기 난사로 적어도 12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진 직후 한 시민이 이 주간지 최신호를 읽고 있다. 1면에는 2022년 프랑스에 이슬람 정권이 들어선다는 도발적 설정으로 논란에 휩싸인 소설 <굴복>의 작가 미셸 우엘베크를 그린 만평이 실려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자동소총·로켓탄 무장 괴한들 사무실 침입…기자·경찰 등 숨져
파리, 최고 수준 테러 경보 발령…올랑드 대통령 “명백한 테러”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화 등을 실어 여러 차례 논란을 빚었던 프랑스 주간지의 사무실에 7일(현지시각) 이슬람주의자들로 보이는 무장 괴한들이 침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만화가 등 적어도 12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아에프페>(AFP) 통신 등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있는 시사 만화 잡지 <샤를리 에브도>의 사무실에 들어가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당시 옆 건물에 있었던 시민은 프랑스 방송에 “검은 복장에 두건을 쓴 2명이 자동소총을 들고 건물에 들어간 몇 분 뒤에 총성이 들렸으며, 이후 괴한들은 건물 밖으로 나와 달아났다”고 말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의 크리스토프 들루아르는 <에이피>(AP) 통신에 “괴한들이 2층 편집국에 올라간 뒤 총기를 난사했다”며 “프랑스 언론 사상 최악의 날”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주간지 사무실을 공격한 이들이 모두 3명이라고 밝혔다.

<아에프페>는 수사당국 관계자의 말을 따 “괴한들이 칼라슈니코프 자동소총과 로켓탄 발사기로 무장했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 대변인은 “총격으로 1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주간지 편집장·만화가 등 언론인 10명과 경찰관 2명이다.

괴한들은 총기를 난사하고 사무실을 떠나기 전에 “알라후 아크바르!”(이슬람의 신앙고백으로 ‘신은 위대하다’는 뜻)라고 외쳤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괴한들이 ‘우리는 예언자의 복수를 했다’고 외쳤다”고 말했다. 괴한들은 주간지 사무실에서 나온 뒤 거리에 있던 한 남성을 향해 총을 쏘기도 했다. 이어 이들은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라타고 도주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의심의 여지가 없는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사건이 일어난 뒤 파리에는 가장 높은 수준의 테러 경계 경보가 발령됐으며 경찰들은 범인들의 뒤를 쫓고 있다.

7일(현지시각) 프랑스 시사 만화 잡지 의 사무실 근처에서 범인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맞은편 경찰 순찰차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각) 프랑스 시사 만화 잡지 의 사무실 근처에서 범인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맞은편 경찰 순찰차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이 금기시하는 무함마드 풍자 만화 등을 몇 차례 실어 무슬림들의 반발을 사왔다. 2006년 2월에는 덴마크의 한 신문이 게재했던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그린 만평을 그대로 옮겨 실어 무슬림들의 분노를 샀다. 2011년 11월에는 무함마드를 풍자했다가 화염병 공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이 주간지의 사무실에 누군가가 화염병 1개를 던져 내부가 불탔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화염병 공격 뒤 주간지 누리집(인터넷 홈페이지)도 공격을 받아 초기화면은 이슬람 성지 메카의 사진과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는 구호로 바뀌었다. 이 주간지는 또 2012년 9월 무함마드를 그린 만화를 몇 장 게재했다. 당시 이 주간지 표지 그림에서는 한 유대인이 터번을 쓴 채 휠체어에 앉아 있는 무슬림 남성을 밀어주고 있으며, 안쪽에는 무함마드의 나체 뒷모습이 드러난 만화도 있었다. 당시 주간지의 에디터는 “언론의 자유가 도발이냐”며 “무슬림들에게 우리 잡지를 읽으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도 잇따랐다. 지난달 21일 프랑스 동부 디종에서는 한 무슬림 남성이 ‘알라후 아크바르!’라고 외치며 군중을 향해 차량을 몰고 가 13명이 다쳤다. 하루 전에는 중서부 도시 주레투르의 경찰서에 이슬람으로 개종한 청년이 역시 ‘알라후 아크바르!’라고 소리치며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3명이 다치기도 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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