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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무슬림 테러범들, 어이없는 ‘무슬림 경관 살해’

등록 2015-01-09 19:31수정 2015-01-10 17:22

아흐메드 메라베트
아흐메드 메라베트
예언자 무함마드 복수한다면서
죽인 경관은 튀니지계 이슬람교도
지난 7일 발생한 프랑스 시사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에서 공개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테러범들이 길가에 쓰러진 경찰관을 사살하는 모습이다. 당시 현장을 찍은 동영상에는 테러범 2명이 검은색 시트로엥의 문을 열고 나와, 이 중 한명이 총을 쏴 경찰관의 사타구니를 맞힌다. 잡지사 사무실에서 학살극을 벌이고 나온 뒤였다. 경찰관은 길가에 쓰러져 고통스런 신음소리를 내며 손을 들고 있다. 테러범 중 다른 한명이 경찰관한테 다가가 묻는다. “우리를 죽이려고 했나?” 이에 경찰관은 “아니, 괜찮네, 친구”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테러범은 그의 머리를 겨냥하고 총을 쐈다. 이어 테러범들은 차량으로 돌아가면서 “예언자 무함마드의 복수를 했다!” “<샤를리 에브도>를 죽였다!”고 외친다.

그런데 테러범들이 살해한 경찰관은 무슬림인 아흐메드 메라베트(40·사진)였다고 <뉴욕 타임스> <가디언> 등이 8일 보도했다. 메라베트의 가족은 북아프리카 튀니지 출신이다. 8년간 경찰에 재직하던 메라베트는 당시 여성 경찰관과 함께 인근 지역을 순찰하다가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었다. 메라베트와 알고 지냈던 로코 콩탕토 경찰노조 대변인은 “그는 능력있고 항상 웃는 좋은 친구였다. 동료들은 모두 그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메라베트의 사망 소식을 들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그는 무슬림이었다. 이런 사실은 우리가 오늘 당면한 현실을 다시 일깨운다. 이것은 종교 전쟁이 아니다. 인간성에 대한 공격이다”라고 말했다.

테러범한테 숨진 경찰관의 신원이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에서는 ‘나는 아흐메드다’(Je Suis Ahmed)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희생된 <샤를리 에브도>의 언론인 등을 애도하면서 나온 ‘나는 샤를리다’(Je Suis Charlie)를 따라 한 것이다. 트위터에는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나는 숨진 경찰관 아흐메드다. 샤를리는 나의 신앙과 문화를 조롱했다. 하지만 나는 샤를리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죽었다”라는 글도 올라왔다.

<샤를리 에브도> 편집장의 경호를 맡고 있다가 테러범들한테 살해된 경찰관 프랑크 브랭솔라로(48)는 두 아이를 뒀으며, 그의 부인은 노르망디에서 발행되는 한 주간지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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