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브뤼셀 외곽 도시 무슬림 거주지가 ‘테러범 온상’?

등록 2015-11-16 19:24수정 2015-11-17 10:24

14일 파리 동시다발 테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바타클랑 콘서트홀 밖에 주인 잃은 시계가 바닥에 놓여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14일 파리 동시다발 테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바타클랑 콘서트홀 밖에 주인 잃은 시계가 바닥에 놓여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몰렌베크 ‘유럽 지하드 허브’로 부각
인구 9만5000명 중 30%가 무슬림
청년 실업률도 50%에 가까워

130여명 또 다른 테러 불씨 우려
파리 테러 용의자 가운데 한명이 벨기에 브뤼셀 외곽도시인 몰렌베크 거주자로 밝혀졌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까지 나서 “(테러 사건은) 항상 몰렌베크와 연계됐다”고 말할 정도로 이곳이 ‘유럽 지하드의 허브’로 조명되고 있다.

어떻게 인구 9만5000명의 몰렌베크는 이런 오명을 쓰게 됐을까?

15일(현지시각) 벨기에 연방 검찰은 파리 테러 현장에서 숨진 용의자 가운데 한명이 프랑스 국적의 몰렌베크 주민이라고 밝혔다. 다른 용의자는 인근 브뤼셀에 거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벨기에 검찰이 파리 테러와 관련해 7명의 용의자를 붙잡아 조사중인 가운데 16일 오전 몰렌베크에서는 또다시 대규모 체포작전이 시작됐다. 앞서 바타클랑 콘서트홀 테러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에서는 몰렌베크 지역 주차권이 발견됐고 용의자들이 벨기에로 몰고 간 차량은 몰렌베크에서 검문에 걸렸다.

얀 얌본 벨기에 내무장관은 ‘몰렌베크에 대대적 단속을 벌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14일 <베테엠>(VTM)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더이상 (몰렌베크의 이슬람 극단주의를) 용납할 수 없다”며 “근본적으로 뿌리뽑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얌본 장관은 <폴리티코>가 주최한 테러리즘 회의에 참석해 벨기에 전국적으로는 이슬람 급진세력에 대한 통제력이 커졌으나 “브뤼셀은 예외”라며 브뤼셀 경찰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몰렌베크는 파리 테러 이전에도 이슬람 극단주의의 요람이라는 낙인이 찍힌 곳이다. 가깝게는 지난 8월 파리를 출발해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던 고속열차에서 AK-47 소총을 난사하려다 제지당했던 모로코 출신 아유브 카자니(25)가 범행 전 몰렌베크의 여동생 집에 머물렀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지난해 3월 브뤼셀의 유대인 박물관에서 총을 쏴 4명을 살해한 메디 네무슈와 올해 초 벨기에 동부 베르비에 지역에서 적발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의 핵심 조직원도 몰렌베크에 살았다. 2004년 191명이 희생된 마드리드 폭탄 테러범 가운데 한명도 이 지역 출신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대외치안총국(DGSE) 출신의 반테러 전문가 클로드 모니케는 “(테러) 공격 뒤에 벨기에 연관이 없거나 몰렌베크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놀라울 것”이라고 <르피가로>에 말했다.

몰렌베크가 주목받는 것은 무슬림 비중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벨기에의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6%가량 되는데, 영국 <텔레그래프>는 몰렌베크는 무슬림 인구 비율이 30%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몰렌베크의 청년 실업률이 약 50%에 이르고 ‘이슬람 극단주의 지역’이라는 낙인에 젊은이들이 느끼는 좌절과 분노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계 벨기에인 빌랄 네냐이시 브뤼셀 자유대학 교수는 “초기 몰렌베크의 무슬림 이주자들은 억압적이고 세속적인 정권을 피해 건너온 급진적인 이슬람주의자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벨기에 전체적으로는 우파 성향이 강한 네덜란드계 사회와 좌파 성향이 강한 프랑스계 사회로 양분화돼 무슬림들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벨기에는 현재 이슬람국가(IS)에서 활동하는 유럽 출신 대원들 가운데 인구 대비 대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다. 벨기에 정부는 494명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는데, 272명은 시리아와 이라크에 있으며 75명은 숨졌다고 프랑스 <르몽드>가 보도했다. 134명이 귀국한 상황에서 이들이 다시 테러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