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앞 피레우스항 단독 입찰
코스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아시아~중동~유럽 연결 거점
코스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아시아~중동~유럽 연결 거점
중국 국영기업이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항의 운영권을 사실상 인수했다. 중국이 제해권과 에너지 수송로, 무역로 확보 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에 걸친 육·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중국 중심의 경제벨트) 구상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그리스 정부가 국유자산 매각을 추진하려고 세운 기구인 그리스 자산개발기금(HRADF)은 20일 이사회를 열어 “중국원양운수총공사(코스코·COSCO)를 피레우스 항구의 지분 67%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로이터>등은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한 코스코가 3억6850만유로(4867억원)를 적어냈다”며 “코스코는 처음엔 3억유로를 써냈다가 입찰액을 올렸다. 최종 입찰 결과는 3월이지만 낙찰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19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의 통화에서 “피레우스항을 비롯한 주요 사업에 중국 기업의 투자가 원활히 되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코스코는 애초 지난해 3월 피레우스항 인수를 예상했지만 민영화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가 정권을 잡은 뒤 난항을 겪어왔다. 지난해 화물 운송량이 4억t에 이르는 중국 최대 해운회사 코스코는 2009년부터 35년 장기임대 조건으로 2곳의 피레우스항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피레우스항을 확보하면 아시아~중동~유럽을 잇는 거점을 마련하게 된다. 피레우스항은 지난해 360만개의 컨테이너와 1680만명의 승객을 소화한 지중해 최대 항구 가운데 하나다. <비비시>(BBC) 방송은 “중국 코스코가 동유럽과 북아프리카, 아시아의 관문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수에즈 운하와도 가까운 이곳을 향후 물류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피레우스항이 시진핑 중국 지도부가 추진하는 광역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 구상의 주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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