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17일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열린 의장 선출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에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EPA 연합뉴스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영국에 이어 프랑스도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고 본격적인 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8일 “르펜 대표가 유로존 탈퇴 전략을 구체화시켜 5월 대선을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로 몰고 가려 한다”고 보도했다.
르펜 대표와 국민전선 간부들에 따르면, 르펜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첫 6개월 동안 유로화에 실망한 나라들과 함께 ‘그림자 통화’(대체 통화) 바스켓을 구성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화를 부활시켜 프랑화 가치를 대체 통화 바스켓에 고정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프랑화가 유로화를 대신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르펜 대표는 유럽연합의 재정건전성 요구를 맞추기 위해 애쓰는 나라들이 유럽연합을 쪼개는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나라는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 유럽연합으로부터 긴축정책 압박을 받고 있는 그리스와 일부 남유럽 국가들을 말한다. 그는 “유로화는 통화로 쓰인 게 아니라 무기로 사용됐다.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도록 그 나라의 갈비뼈를 쑤시는 칼과 같았다”며 “우리가 이런 위협 속에 사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일 ‘프렉시트’가 이행이 된다면, 그 파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보다 더 클 수 있다. 영국은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아 브렉시트는 통화 문제를 건드리진 않았다. 프렉시트는 유로존이라는 통화동맹에 혼란을 초래하고 유럽연합의 존립에 훨씬 큰 타격이 된다. 신문은 “프랑스가 통화동맹을 탈퇴했을 때 경제가 고꾸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르펜이 유권자들을 납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프랑스 대선 여론조사를 보면, 르펜 대표가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와 함께 대선 1차 투표를 통과하지만, 결선 투표에서는 피용 후보에게 패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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