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벨스 비서’ 브룬힐데 폼젤 106살 별세
괴벨스의 비서 브룬힐데 폼젤.
히틀러 최측근 선전장관 3년간 보필
“괴벨스 만행·가족 살해는 용서 못해”
“타자만 두드렸다” 부역 혐의는 부인 지난해 ‘다큐’ 찍어 영국서 개봉 예정
“요즘 사람들도 ‘나치’ 저항 못했을 것” 폼젤은 괴벨스가 1945년 5월1일 자살하기 전까지 3년 동안 비서로 일했다. 괴벨스와 그의 아내 마그다는 자녀 6명을 독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폼젤은 영국에서 올해 개봉될 다큐에서 “나는 괴벨스가 세계에 저지른 일이나, 그의 자녀들을 살해한 사실로 인해 그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폼젤의 이런 수준의 발언이 ‘나치 정권에서 그가 한 활동에 대해 가장 후회에 근접하는 말일 것’이라고 전했다. 폼젤은 괴벨스의 비서로서 일반 행정업무 외에도 전쟁 중에 숨진 독일 병사의 수는 줄이고 러시아군에게 성폭행당한 독일 여성의 수는 부풀리는 등 통계를 조작하는 일을 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괴벨스의 사무실에서 타자기를 두드리는 일 외에 다른 것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나치의 부역자라는 비판을 부인해왔다. 당시 나치 정권에 저항하지 않은 대다수의 독일인처럼 자신도 그랬을 뿐이라는 것이다. 폼젤은 “나라 전체가 주문에 걸린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또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말해왔으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폼젤은 최근 “히틀러는 민주적으로 선출됐고, 점차 그의 길을 갔다. 그런 일은 트럼프(미국 대통령)나 에르도안(터키 대통령)과 함께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바이겐자머는 전했다.
나치 정권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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