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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유럽 내 터키 개헌안 찬성 집회로 유럽-터키 정면 충돌

등록 2017-03-12 15:50수정 2017-03-12 19:26

네덜란드, 터키 외무장관 비행기 착륙 불허
터키 “나치의 잔재”…네덜란드 대사관 출입 금지
4월16일 국민투표 앞두고 반대 의견 앞서
네덜란드 경찰이 11일 밤 로테르담의 터키 영사관 근처에 모여 시위 중인 터키인들을 개를 동원해 해산시키고 있다. 터키인들은 개헌안 찬성 집회에 참석하려고 독일에서 차량을 타고 온 파트마 베튈 사얀 카야 터키 가족사회정책부 장관의 영사관 진입이 차단된 뒤 경찰에 병과 돌을 던지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로테르담/EPA 연합뉴스
네덜란드 경찰이 11일 밤 로테르담의 터키 영사관 근처에 모여 시위 중인 터키인들을 개를 동원해 해산시키고 있다. 터키인들은 개헌안 찬성 집회에 참석하려고 독일에서 차량을 타고 온 파트마 베튈 사얀 카야 터키 가족사회정책부 장관의 영사관 진입이 차단된 뒤 경찰에 병과 돌을 던지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로테르담/EPA 연합뉴스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제로 권력 구조를 바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하는 터키의 개헌안에 대한 다음달 16일 국민투표를 앞두고, 터키 정부가 유럽에 살고 있는 터키인들을 상대로 국민투표 찬성 운동을 벌이면서 유럽 국가들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는 12일 로테르담에서 터키의 개헌안 찬성 집회에 참석하려고 독일에서 차량으로 이동해 온 파트마 베튈 사얀 카야 터키 가족사회정책부 장관이 터키 영사관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 독일로 돌려보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또 네덜란드 경찰이 영사관 밖에 있던 터키인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며 강제로 해산시키자 수백명의 터키인들이 병과 돌을 던지는 등 항의시위를 벌였다. 앞서 네덜란드는 11일 로테르담 집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이 탑승한 비행기의 착륙 허가도 “공공질서와 안전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철회했다.

이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집회에서 “(네덜란드는) 정치도, 국제 외교도 모른다”며 “나치의 잔재이고, 그들은 파시스트”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터키는 앙카라의 네덜란드 대사관과 이스탄불의 네덜란드 영사관의 출입을 안전상 이유로 금지하고, 해외에 머물고 있는 터키 주재 네덜란드 대사한테 당분간 터키로 돌아오지 말라고 통보했다. 에르도안의 ‘나치 잔재’ 발언에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미친 발언”이라고 반박했고,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에르도안에 동조하는 터키인은 터키로 가서 돌아오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양국 관계가 험악해지고 있다.

양쪽의 갈등은 네덜란드가 터키 정부 주도의 개헌안 찬성 집회를 막았음에도 터키가 이를 강행하면서 불거진 것이다. 앞서 독일 지자체들과 오스트리아도 터키의 개헌안 찬성 집회를 불허하면서 마찰을 빚었다. 특히, 에르도안은 독일의 가게나우 시정부가 터키 법무장관이 참석 예정인 집회를 불허하자 지난 5일 “독일의 현재 관행은 과거 나치 관행과 다르지 않다”며 ‘나치’를 언급해, 독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터키 정부가 외교관계 악화를 무릅쓰면서까지 외국에서 개헌안 찬성 집회 개최에 열을 올리는 건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개헌안은 대통령에게 법원 고위인사들에 대한 지명권, 비상사태 선포권, 의회해산권 등을 주고 있으며, 에르도안이 2019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 그런데 지난달 여론조사들은 개헌안 반대가 51~52%로, 찬성을 앞질렀다. 전체 유권자 5500만명 가운데 10~14%는 부동층으로 조사됐다. 재외국민투표가 개헌안 운명을 가를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되자 터키 정부는 외국에서 집회를 열고, 장관들이 직접 참석해 찬성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국외거주 터키인은 550만명에 이르고, 독일에만 140만명의 유권자가 있다. 유럽 나라들은 터키에서 개헌안이 통과되면 에르도안의 독재가 이어지고, 이것이 유럽의 질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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