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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277석서 최대 40석으로…프랑스 사회당의 몰락 왜?

등록 2017-06-12 16:45수정 2017-06-12 20:29

마크롱이 이끄는 ‘전진하는 공화국’과
멜랑숑의 ‘프랑스 앵수미즈’ 사이 샌드위치 신세
타 후보 지지·새로운 좌파 추구 등 분열도 심각
프랑스 사회당의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대표가 11일 프랑스 총선 1차 투표가 끝난 뒤 파리의 사회당 당사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사회당의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대표가 11일 프랑스 총선 1차 투표가 끝난 뒤 파리의 사회당 당사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사회당 대표인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65)가 1988년 파리 북부지역에서 처음 의원에 당선됐을 때 ‘전진하는 공화국’의 무니르 마주비(33)는 네살이었다. 캉바델리는 29년 동안 이 지역구를 지켰다. 모로코 이민자 가정 출신인 마주비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에서 디지털 담당 국가비서를 맡았고, 이전까지는 선거 출마 경험이 한번도 없었다. 11일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캉바델리는 마주비에 패배해,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낙선했다.

이번 총선에선 사회당 대통령 후보였던 브누아 아몽도 떨어졌다. 정치 거물들의 참패는 중도좌파 사회당의 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프랑스 24> 등은 277석을 차지하고 있던 사회당이 이번 총선에서 겨우 15~40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993년 사회당 소속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두번째 임기말에 치러진 총선 당시 278석에서 56석으로 줄었던 것보다 더 큰 참패가 예상되는 셈이다.

캉바델리 대표는 “좌파 전체의 전례가 없는 후퇴로 기록될 것이며 특히 사회당에 그렇다”고 말했다. <프랑스 24>는 사회당이 기부금과 정부 보조금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파리 도심에 있는 중앙당사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당의 참패는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5월 대선에서 아몽 후보는 1차 투표에서 6.36%의 득표율로 5위에 그쳤다. 1969년 대선에서 사회주의자였던 가스통 드페르 후보가 얻은 5.1% 이후 최악이다. 1969년 충격적인 패배 이후 다양한 사회주의자 집단이 연합해 사회당(PS)을 창당했고 1970년대 후반 공산당으로부터 좌파 정치의 주도권을 빼앗아 왔다. 1981년 미테랑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처음 원내 과반을 차지한 뒤로 공화당과 어깨를 견주며 프랑스 정치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랬던 사회당이 잇따른 참패로 몰락의 길을 걷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당은 ‘샌드위치’ 신세다. 왼쪽에는 급진 좌파인 장뤼크 멜랑숑이 이끄는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가 있다. 멜랑숑은 대선 1차 투표에서 19.58%를 얻어 사회당을 크게 앞질렀다. 사회당의 친기업 정책 등 우파적 행보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멜랑숑한테 쏠린다. 오른쪽에는 에마뉘엘 마크롱이 이끄는 ‘전진하는 공화국’이 있다. 마크롱은 20대에 사회당원이었고, 올랑드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역임했다. 멜랑숑도 사회당 출신이다. 사회당의 좌파와 우파가 사회당을 뛰쳐나가면서 사회당에 위기가 닥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셈이다.

내부 분열도 있다. 마누엘 발스 전 총리는 “사회당은 죽었다”며 마크롱 지지 선언을 한 반면, 대선 후보였던 아몽은 멜랑숑, 녹색당 등과 연대해 마크롱에 맞서는 새로운 좌파 블록을 꿈꾸고 있다. 사회당 중진인 쥘리앵 드레는 “심각한 정치적 위기”라며 “우선 결선투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본 다음에 우리는 사회주의자의 정체성을 완전히 새로 정립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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