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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인터넷 보급률 80% 발트해의 라트비아, IT 강국 꿈꾼다

등록 2017-10-08 15:59수정 2017-10-08 20:27

내년 독립 100돌 앞둔 라트비아
국산 ‘페북’에 인구 4분의 1 가입
6천여개 IT기업에 2만7천여명 취업
인력 유출, 러시아와의 긴장은 고민
리가 구시가지 시청 맞은편에 있는 ‘검은머리 전당’ 앞에 관광객들이 모여 있다. 리가의 건축양식을 엿보게 하는 이 건물은 중세 길드 모임이 열렸던 곳으로 지금은 수리중이다.
리가 구시가지 시청 맞은편에 있는 ‘검은머리 전당’ 앞에 관광객들이 모여 있다. 리가의 건축양식을 엿보게 하는 이 건물은 중세 길드 모임이 열렸던 곳으로 지금은 수리중이다.
북유럽 발트 3국 중 한가운데에 자리한 라트비아가 내년 독립 100년을 맞는다. 오랫동안 독일·스웨덴·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의 지배를 받았던 라트비아는 1918년 러시아제국으로부터 독립했다. 하지만 1940년 다시 소련의 일부가 되었다. 1989년 이웃국가인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와 함께 200만명이 ‘발틱의 길’을 외치며 675㎞ 길을 따라 만든 인간띠는 옛 소련의 강점에서 벗어나 주권을 되찾는 출발점이었다. 총 대신 노래와 인간띠로 독립을 찾은 풀뿌리 시민들의 저력은 새로운 라트비아의 시작과 끝이다. 독립 100주년 행사는 지난 5월 국경 지역에 통합과 안전을 기원하는 전나무 100그루를 심는 것으로 시작돼 2021년까지 다양하게 펼쳐진다.

지난달 28일 수도 리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라이몬츠 베요니스 라트비아 대통령은 “라트비아에 오면 유럽의 문이 열린다”며 발트해 관문이자 유럽의 동서남북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라트비아의 지정학적 이점을 강조했다. 8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리가는 한자동맹의 거점도시로 번영을 구가했고 ‘동유럽의 파리’로 불렸을 만큼 문화도시로서 명성을 떨친 곳이다.

1991년 소련으로부터 주권을 되찾은 뒤 시장화 개혁에 힘을 쏟아온 라트비아에 요즘 아이티 열풍이 몰아쳤다. 라트비아의 인터넷 보급률은 80%를 웃돌고 인터넷 속도는 세계 17위다. 가로등이나 공중전화부스 등에 설치한 공공와이파이도 4000여곳에 이른다. 뛰어난 인터넷 환경을 바탕으로 아이티 창업도 활발하다. 리가 외곽에 있는 드라우기엠(Draugiem)은 라트비아 아이티 산업의 중심인데, 170여명의 직원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상용화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친구를 위하여’라는 뜻을 지닌 드라우기엠은 ‘라트비아판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에스엔에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약 50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벤처기업 에어론즈는 인명 구조 등에 쓰일 수 있는 대형 드론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리가 국립도서관 1층에 위치한 ‘아이티 데모센터’의 운영자 이네세 뮈르니에체는 “6000여개의 아이티 기업에서 2만7천여명이 일하고 있고 여성들의 참여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리가 외곽에 위치한 아이티 기업 드라우기엠의 사무실. 드라우기엠은 ‘라트비아판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고 11개의 사내 벤처를 육성하는 등 라트비아 아이티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리가 외곽에 위치한 아이티 기업 드라우기엠의 사무실. 드라우기엠은 ‘라트비아판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고 11개의 사내 벤처를 육성하는 등 라트비아 아이티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라트비아 앞길엔 풀어야 할 숙제도 적잖이 놓여 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와 높은 임금을 찾아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떠나는 ‘고급인력 유출 문제’는 큰 고민거리다. 라트비아계 61%, 러시아계 26%로 구성된 다민족국가로서 내부 갈등 치유와 통합에도 애쓰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훈련은 해마다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라트비아 국립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서진석 교수는 “독립국가로서는 걸음마 단계인 라트비아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방향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요니스 라트비아 대통령은 내년 평창올림픽에 맞춰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외교적 노력을 통해 북핵 위기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야르스 에릭스 칼닌시 라트비아 국회 외교위원장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 인도적 지원은 북한 주민의 적대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좋은 행동이다”라며 한국 정부의 정책에 지지를 표했다.

리가/글·사진 정태우 기자 windage3@hani.co.kr

지난달 28일 리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라이몬츠 베요니스 라트비아 대통령.
지난달 28일 리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라이몬츠 베요니스 라트비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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