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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불법외출 단속’에 ‘모든 기업 폐쇄’까지…유럽 코로나 셧다운

등록 2020-03-22 17:16수정 2020-03-23 02:41

코로나19 확진 상위 20곳 중 16개국 밀집
22일 사망 7500여명, 세계 절반 넘어 급증세
영, 150만명 격리…스페인, 은퇴 의료인 호출
이 “모든 기업 폐쇄”, 프 “마스크 250만개 주문”
중국 “인류 보건공동체 건설을”…유럽 지원 뜻
21일 낮(현지시각)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주 중심도시 밀라노 거리에서 군인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전 국민 외출금지령에 따라 경계를 서고 있다. 밀라노/로이터 연합뉴스
21일 낮(현지시각)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주 중심도시 밀라노 거리에서 군인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전 국민 외출금지령에 따라 경계를 서고 있다. 밀라노/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 19의 최대 확산지가 된 유럽 각국은 국경 통제에 이어 자국민의 격리와 이동 금지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시민들의 생활 반경이 사실상 집과 주변 생필품 가게로 위축되면서 경제활동도 덩달아 극적으로 움츠러들고 있다.

22일 오후(한국시각) 유럽은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 상위 20개국 중 16개국이 집중돼 있다. 누적 확진자가 14만9000명, 사망자는 7500여명으로, 중국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20~21일 새 하루에만 1300여명의 사망자가 추가 발생했다. 좁은 땅에 많은 나라와 인구가 밀집한 데다, 각국이 문을 닫아걸기 전에 유럽연합(EU) 특유의 활발한 인적·물류 이동이 바이러스 확산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이탈리아 “경제 생산 엔진 늦춘다”…비필수 기업 폐쇄

21일(현지시각) 코로나19와 최악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탈리아는 사망자가 4825명, 확진자는 5만4000명에 육박했다. 지난 19일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사망자 수(3265명)를 추월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이날 이탈리아 정부는 국가 공급망에 필수적인 부문을 제외한 모든 기업을 다음달 4월3일까지 폐쇄하는 초강수를 추가로 내놨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모든 스포츠 행사가 중단된 데 이어, 실외에서 하는 개인 운동과 각종 자동판매기 이용도 추가로 금지됐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지금은 2차 대전 이후 가장 어려운 위기”라며 “국가의 생산에 필수적이라고 인정되는 생산활동만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콘테 총리는 구체적으로 ‘필수 사업’ 부분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22일 비상 법령을 공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마켓, 약국, 우체국, 은행, 대중교통 서비스는 계속한다.

■ 영국 “보건의료 압도 우려”…감염 고위험군 150만명 자가격리

이날 영국 정부는 공공의료 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코로나 감염 고위험자로 분류한 건강 취약자 150만명에게 “집에 머물라“고 촉구했다. 장기이식, 호흡기 질환자 및 주변인, 특정 암 환자들에게는 담당 의사가 자가격리를 강력히 권고하도록 개별통보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영국 정부는 또 군 병력을 투입해 식료품 가게와 약국이 가장 취약자들에게 우선 생존 필수품이 전달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영국 정부는 이미 각 지방자치단체와 식료품 소매협회, 지방 긴급구호기구, 자원봉사자 그룹들과 협업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각)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에 공공의료 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코로나19 퇴치 노력에 감사한다는 메시지를 쓴 차량이 인적이 드문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각)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에 공공의료 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코로나19 퇴치 노력에 감사한다는 메시지를 쓴 차량이 인적이 드문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선데이 텔레그래프> 등 일요일 발간 신문들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는 최고의 보건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의료진이 진료 수요에 완전히 압도당하고 있다”며 “우리(영국)도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영웅적이고 집단적인 국가적 노력을 하지 않으면, 전국민 보건서비스(NHS)가 압도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주 영국 보건장관은 향후 몇 주 안에 70살 이상 고령자들에게 최대 4개월 자가격리를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2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섰으며, 사망자는 234명이다.

■ 스페인 “앞에 힘든 날 놓여…정서적·신체적 대비해야”

스페인은 유럽에서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 세계에선 중국, 미국 등에 이어 네 번째의 코로나19 감염국이다. 21일 현재 누적 확진자가 2만5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381명에 이른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1일 자국 텔레비전 연설에서 “우리 앞에 매우 힘든 날들이 놓여 있으며,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리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집중치료실 입원 환자의 약 70%는 60대 이상”이라며 “향후 며칠 동안 확진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다. 언제가 최정점일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21일(현지시각) 스페인도 코로나19확산을 막기 위한 전 국민 이동 통제가 시행 중인 가운데, 북서부 카탈루냐주의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경찰이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각) 스페인도 코로나19확산을 막기 위한 전 국민 이동 통제가 시행 중인 가운데, 북서부 카탈루냐주의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경찰이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스페인 보건 당국은 이미 은퇴한 의사와 간호사 1만4000명을 포함해 모두 5만2000여명의 추가 의료인력을 코로나19 진료와 방역에 투입했다. 스페인은 자국민 4600만명에게 자택 대피령을 발효하고, 필수 사업장 인력의 통근과 일반인의 생필품 및 의약품 구입 목적의 외출만 허용했다. 또 군 병력 2800여명을 동원해 기차역과 공항의 방역 소독과 고령자 및 보건 취약자의 이동을 돕도록 했다. 앞서 20일 수도 마드리드와 제2의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 바르셀로나는 각각 대형 전시센터를 응급 야전병원으로 개조해 급증하는 환자들을 수용하기로 했다.

■ 프랑스 “마스크 250만개 주문”…닷새째 불법 외출 단속

프랑스도 21일 하루 새에만 코로나19 추가 사망자가 112명이 나오면서, 전체 사망자 수가 562명으로 급증했다. 누적 확진자 수도 1만4459명으로 늘었다. 입원환자 6100여명 중 1500명 이상이 위급한 중증 상태로 알려졌다.

주말인 21일 낮(현지시각), 평소 같으면 관광객들로 붐빌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 광장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전 국민 이동금지령으로 텅 비어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주말인 21일 낮(현지시각), 평소 같으면 관광객들로 붐빌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 광장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전 국민 이동금지령으로 텅 비어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지난 16일 전 국민 이동금지령이 발효된 지 닷새째인 이날, 수도 파리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거리에는 약 10만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돼, 통근이나 식료품·의약품 구매 등을 위해 외출을 공식 허가받은 경우가 아닌 ‘불법 외출’ 시민들을 단속했다고 <프랑스 24> 방송이 보도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사회연대부 장관은 이날 “모두가 염두에 둬야 할 게 있다. 바로 보호용 마스크와 장비를 착용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250만개의 마스크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 중국, “인류 보건공동체 건설하자”…유럽 각국에 지원 뜻

한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21일 프랑스·독일·스페인·세르비아 등 유럽 4개국 지도자들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의료 지원을 약속하고 ‘인류를 위한 보건공동체 건설'을 역설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공중보건 안보는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도전"이라면서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인류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는 최근 독일 정부와 시민사회가 코로나19와 맞서는 중국에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 공감과 지원에 사의를 표시하며 독일의 코로나19와의 사투를 굳건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독일 쪽에서 필요하다면 중국은 능력 범위 안에서 기꺼이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21일 저녁(현지시각) 세르비아에는 중국 정부가 파견한 의료진 6명이 수도 베오그라드 공항에 도착해, 알렉산드르 부치치 대통령과 보건장관 등 정부 고위 각료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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