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동안 가격추이 분석
“가격조정 비대칭적” 연구결과
“가격조정 비대칭적” 연구결과
국제유가 12원↑ 25원↓, 휘발유값 30원↑ 12원↓
국제 원유가격이 상승할 때는 국내 정유사의 휘발유가격이 빠른 속도로 많이 오르고, 반대로 가격이 하락할 때는 휘발유가격이 천천히 조금씩 내린다는 일반적 의심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8월 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의 멕시코만 유전에 피해를 줘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8월 마지막주 서부텍사스 중질유는 전주 대비 배럴당 2달러나 올라 6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리터당 원화 가격으로 환산해 약 12원이 오른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의 휘발유 평균 가격도 국제시세에 따라 다음 주 바로 반등해 9월 첫째주 리터당 30원 올라 1448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카트리나가 지나간 9월 첫째 주에 유가는 4달러 급락하면서 6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원/리터로 환산해 25원 떨어진 것이다. 국내유가도 흐름은 같이했지만 오를 때에 비해 내릴 때의 낙폭과 시간차가 있었다. 급등할 때는 국제유가가 12원 오를 때 27원이 올랐다. 반면 급락시에는 국제유가가 22원이 내려간 바로 그 뒤부터 한 주에 12원, 14원씩 떨어졌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휘발유 소매가격 결정에 관한 연구’에서 석유제품 가격을 1997년부터 2005년까지 국제유가와 휘발유가격의 추이로 분석한 뒤 ‘휘발유 가격조정의 비대칭성’이 있다고 밝혔다. 가격조정의 비대칭이란 유가상승에 따라 석유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이 유가하락에 따라 석유제품을 내리는 것보다 더 크고 더 빨리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에는 원유가격 변동과 주유소가 정유회사로부터 받는 도매가격 변동의 상관관계를 의미하는 조정계수가 원유가격 상승시에는 1.242, 하락시에는 0.740으로 나타났다. 조정계수가 1보다 높으면 빨리 많이 변하는 것을 의미하고, 1보다 낮으면 더디게 천천히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석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가격결정은 국제원유가가 아니라 국제 석유제품가격에 맞물려 있다”며 “제품 가격에는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 자료를 보면 국제석유제품가격은 국제원유가격과 동시에 따라가거나 불과 1주 차이를 보여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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