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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미 재무관료들 ‘30년 고집’도 흔들

등록 2008-10-13 00:40

‘은행주식 직접매입’ 제안 코웃음치다가
한달만에 방향선회…“주요 이슈 됐다”
지난 9월23일, 미국 민주당은 7천억달러짜리 구제금융안에 정부가 지원 대상 은행들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미 재무부 고위 관료들은 코웃음을 쳤다. 민주당의 제안은 민영 은행의 ‘부분 국유화’를 뜻한다.

1930년대 대공황 때 쓰였던 이 극약 처방에, 탈규제와 민영화로 상징되는 ‘레이거노믹스’에 30년 가까이 젖어온 미 경제관료들이 거부반응을 보인 것은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채 한 달도 안 된 지난 12일(현지시각), 미 <뉴욕 타임스>는 “은행들의 주식을 매입하는 이슈가 이제 재무부의 주요한 초점이 됐다”고 전했다. 앞서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은행에 직접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지분 매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재무부가 급작스러운 ‘방향 선회’를 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의 공동합의 5개항 가운데 하나인 “은행과 주요 금융기관이 필요할 경우,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으로부터의 자본 조달을 보장한다”는 조항은, 미 정부도 민간 은행들의 소유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관심은 앞으로 재무부가 금융기관들의 부실자산을 사들이는 데서, 주식 매입 등을 통해 직접 자본을 투입하는 쪽에 더 많은 돈을 투입하는 식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이냐에 달렸다.

후자의 방식이 점차 힘을 얻는 까닭은 전자의 효과가 갈수록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부실 자산의 가격 산정과 부실 파생상품의 복잡성 등 기술적인 어려움 등이 산적한 탓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조차도 은행들에 직접 자본을 투여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하지만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거부감이 재무부로 하여금 부실자산 인수로 기울게 만들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국제적인 수준에서 지금 해야 할 일은, 영국이 선도하고 있는 은행 ‘재자본화 계획’을 따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금융위기 대처법으로 정부가 직접 은행의 지분을 매입해, 금융권에 자본을 공급해 주기로 했다. 미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들이 하나둘 이 모델을 따르기 시작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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