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전통적인 국제통화기금(IMF) 처방이 다시 등장했다. 구제금융을 받은 아이슬란드가 대표적인 ‘국제통화기금식 고강도 처방’ 가운데 하나인 고금리 정책으로 통화정책을 전환했다.
<블룸버그 뉴스>는 28일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이 갑작스럽게, 12%인 현 기준금리를 18%로 올렸다”며 “이는 최소한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5일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금리를 3.5%포인트 인하한 뒤, 불과 13일 만에 정반대로 금리를 6%포인트나 올린 것이다.
금리인상은 아이슬란드에 21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을 수혈하기로 한 국제통화기금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시장 분석가들의 말을 따 금리인상이 “국제통화기금의 요구에 따른 것 같다”며 “금리인상은 두자릿수의 인플레이션을 잡고, 아이슬란드의 통화인 크로나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한 조처”라고 전했다. 75%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고, 금리차를 노리는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이번 구제금융 제공의 정확한 조건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이 인도네시아와 타이, 한국 등에 요구한 고금리 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계속 나왔다. <블룸버그 뉴스>는 “당시 국제통화기금의 고금리 전략은 실패했다”며 “한국의 원화 가치는 47%, 타이 바트화는 45%, 인도네시아 루피화는 56%나 폭락했다”고 지적했다.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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