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고객비밀주의 완화 탓”
고객 비밀주의 완화로 스위스 은행에 예치된 약 2조달러의 외국인 예금 가운데 최대 7%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씨티그룹은 스위스가 고객 비밀주의를 완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자국 은행들의 자산 유출이 2~7%에 이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6일 보도했다. 과세 등을 피해 해외로 떠도는 약 7조달러의 자산 가운데, 2조달러 가량이 스위스에 예치돼 있다. 해외 고객들의 탈출 행렬이 커질 경우 금융업 비중이 큰 스위스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자산 가운데 유럽연합(EU) 고객의 비중이 30~50%에 이르는 소규모 자산관리 은행들이 예금 인출로 인한 피해를 가장 크게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은 스위스 정부가 최근 조세 회피 관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준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나왔다. 앞서 미국, 독일, 영국 등 국제사회는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스위스 등 조세회피 지역에 대한 압박을 높여왔다.
대규모 고객 이탈을 우려한 스위스 정부는 불끄기에 급히 나섰다. 스위스 정부는 은행의 고객 비밀주의를 완화하려면 절차상 몇 년이 걸린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특히 스위스의 재무장관은 70개국 이상과 이중과세 방지협정을 다시 협상해야 하고, 합의안이 체결되면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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