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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지엠 파산’ 후폭풍…전세계 몸살

등록 2009-06-02 19:08수정 2009-06-02 22:15

다우지수서 94년만에 퇴출…회생도 불확실
공장 위치한 영국·폴란드 실업 우려로 ‘시끌’
오랫동안 ‘미국 최대 기업’ ‘세계 최대 자동차기업’의 자리를 지켜왔던 제너럴모터스(GM·지엠)의 파산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커다란 파장을 낳고 있다. 지엠은 환부를 도려내 회생을 꾀하겠다고 밝혔지만 미래가 그리 밝지는 않다. 덩치를 키우려 세계 곳곳에서 사들였던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인수 업체간 희비의 교차를 넘어 국가간 정치적 갈등마저 불거지고 있다.

■ 밝지 않은 앞날 1일 미국 제조업의 상징이었던 지엠이 파산을 신청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낡은 지엠의 종언과 새로운 지엠의 시작”이라며 낙담한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으려 애썼다. 하지만 그는 “어려운 날들이 앞에 있다”며 냉혹한 현실을 상기시켰다. 이날 지엠은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에서 94년 만에 퇴출됐다.

지엠의 앞날은 그야말로 불확실하다. 프리츠 헨더슨 지엠 최고경영자는 이날 “60~90일 안에 파산보호 절차를 끝내겠다”고 밝혔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820억달러의 자산을 지닌 지엠의 부채는 현재 172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과 캐나다 정부한테서 받은 총 580억달러의 구제금융도 대부분 출자전환하긴 했지만 언젠가는 털어내야 할 채무의 성격이 짙다. 또 2004년부터 이어온 적자 행진을 갑자기 흑자로 돌리기도 쉽지 않다. 회생 절차를 밟는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손실은 더욱 불어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일 보도했다.

‘파산’ 딱지가 붙은 제품의 경쟁력도 떨어질 전망이다. 지엠이 파산만은 피하겠다고 버텨온 가장 큰 명분도 이것이었다. 지엠은 2만1000명의 인력 감축과 14개 공장의 추가 폐쇄를 밝혔다. 전성기였던 1970년대 고용 인력의 10분의 1 수준의 몸집으로, 판매량도 포드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자동차 판매량의 끝없는 추락은 지엠이 처한 가장 혹독한 생존 여건이다. 고연비 차량 개발을 통한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지만, 이 분야를 선점한 일본·한국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한다.

■ 정치적 갈등 낳은 지엠의 해외 자산 매각 이탈리아는 자국 자동차업체인 피아트가 지엠 유럽법인인 오펠과 복스홀 인수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시자 독일의 ‘정치적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줄리오 트레몬티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우리 기업은 신뢰와 규칙에 따라 축구를 하러 베를린에 갔다. 하지만 독일인들이 손을 사용하면서 럭비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 전했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인터내셔널 컨소시엄에 오펠과 복스홀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지엠의 공장이 위치한 영국과 폴란드, 벨기에 등지에서도 ‘수천~수백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탓에 독일과 자국 집권당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뉴욕 타임스>는 1일 “유럽 전역에 위치한 다른 공장들을 보호하기 앞서 자국의 일자리를 우선순위에 놓은 독일 정부를 여러 나라들이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그나 컨소시엄은 유럽에서 지엠 노동자의 5분의 1을 줄일 계획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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